음원시장 SKT 돌풍…네이버 제치고 3위 약진

SKT, 12월 내놓은 '플로'
한달 간 사용자 20만명 증가
무료 이벤트 등 공세 강화

지니는 CJ ENM과 협업 확대
홈쇼핑 통해 상품 판매 나서
1위 멜론 아성에 도전 잇따라
지난 9일 CJ오쇼핑의 모바일 생방송 채널 ‘쇼크라이브’에서 지니 이용권을 판매하는 모습. /지니뮤직 제공
SK텔레콤이 지난달 선보인 음원 서비스 ‘플로(FLO)’가 네이버뮤직을 제치고 카카오의 멜론, KT의 지니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지니는 최근 CJ오쇼핑을 통해 이용권을 판매하는 등 지난해 2대 주주로 올라선 CJ ENM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수년간 멜론이 독주해온 음원 서비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개월 새 20만 명 늘어난 SKT 플로
13일 웹사이트 순위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플로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38만 명으로 전월 대비 16.7%(약 20만 명) 증가했다.

플로는 SK텔레콤이 작년 12월 내놓은 음원 서비스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음악 추천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시간 인기 차트보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악 추천이 장점이란 설명이다.플로의 전신인 ‘뮤직메이트’는 작년 1월 기준 월 이용자가 52만 명으로 업계 4~5위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이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300회 듣기 무료 이용권을 주는 등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하자 작년 11월에는 이용자를 118만 명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달 11일 플로로 이름을 바꾼 뒤 3개월 무료 이용 프로모션까지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한 달 새 이용자가 20만 명 증가했다.

다른 음원 서비스와 비교할 때 플로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플로의 이용자 수는 2.6배 늘어났지만 벅스와 네이버뮤직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디지털뮤직을 인수합병한 지니는 가입자가 20만 명가량 늘었다. 반면 업계 1위인 멜론 가입자는 이용자가 451만 명에서 419만 명으로 30만 명 넘게 빠졌다.

올해 음원 이용료 징수 규정이 개정되면서 멜론과 지니의 이용료가 최대 40% 인상된 반면 SK텔레콤이 플로의 상품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것도 올해 음원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멜론의 무제한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결합한 상품 가격은 월 1만90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지니의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6800원에서 7400원으로 올라갔다. 반면 플로는 6900원인 무제한 스트리밍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최대 50% 할인받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회사 비용 부담이 늘어나지만 중장기적으로 창작자와 고객 혜택을 늘리고 전체 시장을 키우는 건강한 음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이용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홈쇼핑에서 지니 이용권 판매

업계 2위 지니는 지난해 2대 주주로 올라선 CJ ENM과의 협업을 통해 공세를 높이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 9일 CJ오쇼핑의 모바일 생방송 채널 ‘쇼크라이브’에서 지니 이용권 판매 방송을 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권이 생방송 홈쇼핑 유통채널에서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KT에 이어 지니뮤직 2대 주주가 된 CJ ENM과의 첫 협업이기도 하다.

이번 판매 방송에서는 신곡 ‘벌써 12시’로 컴백한 솔로 가수 청하가 특별 출연해 지니 앱을 시연하고 이용권 등록 방법을 설명했다. 신곡 라이브 무대와 안무 배우기 코너를 선보이는 등 쇼핑과 볼거리를 함께 제공했다는 설명이다.방송 결과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번 방송 기간 채팅창을 통해 올라온 ‘좋아요’ 숫자가 31만 건으로 쇼크라이브 개국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방송되는 동안 채팅 숫자도 4050건으로,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쇼케이스 및 아티스트 음반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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