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버리고 '사랑' 선택한 말레이시아 국왕

러 모델과 비밀결혼 후 전격 퇴위
말레이시아 국왕 술탄 무하맛 5세(50·사진)가 6일 중도 퇴위했다.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왕궁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클란탄주 술탄인 무하맛 5세가 제15대 국왕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는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을 맡는다. 2016년 12월 즉위한 무하맛 5세는 2년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무하맛 5세가 중도 퇴위한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에선 그가 지난해 11월 초 두 달간의 병가를 낸 게 문제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당시 24세 연하의 미스 모스크바 출신 러시아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휴가를 내려면 사전에 목적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어기고 국왕 직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무하맛 5세가 다른 주의 최고 통치자들로부터 이달 9일까지 자진 퇴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설도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위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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