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종합식품사 변신 가속…조미료 시장 진출

국내 1위 닭 가공업체의 도전

4000억원 투자해 짓는 전북 익산 푸드콤플렉스에
조미료 생산라인 추가 조성
닭고기 활용한 소스 등 제조

B2C로 영역 확장하는 하림
가정간편식·연화식 이어 출사표
국내 1위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이 조미료 시장에 진출한다. 닭을 가공하면서 나오는 닭뼈를 우려내 다양한 조미료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하림은 올해 가정간편식(HMR), 연화식(軟化食·실버푸드 혹은 병원식)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여기에 조미료 시장에도 뛰어들어 B2B(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전북 익산시에 짓고 있는 하림종합식품단지(하림푸드콤플렉스)에 조미료 생산 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하림은 4000억원을 투자해 익산 4산업단지에 3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중 하나인 천연소스 공장에서 조미료를 생산한다.

하림은 오는 8~9월께 완공되는 이 공장에서 닭뼈로 육수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설비가 갖춰지면 본격적인 제품 생산은 연말부터 이뤄진다. 계획대로 완공돼 실제 생산에 들어가면 생산 능력은 하루 60여t에 이를 전망이다.

생산할 제품은 닭 육수를 고형화한 치킨스톡과 육수 등 소스류를 비롯해 닭 육수를 농축해 만든 액상 조미료 등이다. 하림은 닭을 가공하면서 발생한 뼈 등을 활용할 방안을 찾다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을 결정했다.하림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중 닭을 이용한 조미료와 소스 등을 생산하는 첫 사례”라며 “비슷한 제품은 모두 수입되고 있는 만큼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학적으로 맛을 내는 게 아니라 닭의 육수를 중심으로 맛을 낸 천연소스”라며 “카레를 만들거나 찌개 국 탕 요리 등에 넣으면 깊은 맛을 내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익산 종합식품단지 건설을 계기로 새로운 시장에 잇따라 진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새해 목표를 세웠다. 하림은 이 공장에서 우선 고령층을 위한 연화식을 생산해 HMR 형태로 내놓기로 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1인 가구도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연화식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하림 관계자는 “닭고기 중심의 B2B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화식 등 실버푸드나 조미료 시장에서 하림의 강점을 부각한 제품을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하림은 강점인 닭고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직접 소매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익산 종합식품단지에서 생산해 새로 내놓을 연화식과 조미료 등도 모두 닭을 이용한 제품이다.

하림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1위의 닭 회사로서 닭을 생산하다보면 바이프로덕트(부산물) 등이 많이 생기는데, 이를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간과 내장 등을 이용한 다른 제품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