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받으려면 줄 서시오"…소재기업 전성시대

위상 높아진 소재기업들

포스코켐텍·에코프로 등 주문 몰리며 실적 폭발
2차전지를 생산하는 한 대기업의 구매담당 A팀장은 요즘 소재 납품업체 담당자들 얼굴 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1~2년 전만 해도 “납품하고 싶으니 한 번만 만나달라”고 읍소하던 협력업체 담당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일감 때문에 A팀장과 업무를 협의할 시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차전지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배터리 셀(전해액 양극재 음극재 등으로 구성된 2차전지의 최소 단위)을 생산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기업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한국에선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 코스모신소재, 엘앤에프 등 중견기업이 2차 전지용 소재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아 시장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셀 제조기업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본업’이 소재(화학)사업인 강점을 살려 양극재, 분리막 등을 일부 생산하고 있다. 세계적으론 일본 히타치케미컬과 닛폰카본, 중국의 BTR과 닝보샨샨 등이 배터리 소재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2차전지 소재 기업은 전방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외형과 이익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닛폰카본은 2차전지 소재 사업 덕분에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9.3% 증가한 132억엔(약 1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6억엔(약 460억원)으로 다섯 배 늘어났다.포스코켐텍과 에코프로의 3분기 매출은 각각 3462억원과 1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와 119.3% 증가했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100대 과제에 포스코켐텍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시켰다. 포스코는 2019년 그룹 내 양·음극재 사업을 통합한 뒤 2차전지 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이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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