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日 정부, 르노·닛산 주도권 놓고 기싸움 팽팽

佛 "소유관계 변화 시도 안돼"
日 "관계자들이 합의할 일" 맞불
닛산자동차가 지난 22일 밤 카를로스 곤 회장을 정식 해임한 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의 경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일본과 프랑스 측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까지 나서 상대방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23일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관계자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부 힘의 균형에 변화를 꾀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닛산자동차 측이 의도적으로 터뜨린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닛산이 르노 지분 참여를 늘리는 등의 소유관계 변화나 기업연합 변경을 시도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프랑스 정부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곤 회장 체포를 계기로 닛산자동차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 약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일본 측을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본은 “합의와 납득이 중요하다”며 프랑스 정부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파리를 방문 중인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발전은 관계자들의 합의와 납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기존의 르노 우위 경영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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