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A·B·C' 모두 우파정권

중도좌파 '핑크 타이드' 퇴조

파라과이·콜롬비아도 우파 승리
멕시코는 89년 만에 좌파정권
우파중심 '중남미 연합체' 나올수도
브라질 대통령선거에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남미에 또 하나의 우파 정부가 들어서게 됐다. 1990년대 말 이후 한시대를 풍미했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중도좌파 물결)’ 퇴조 추세가 더 완연해졌다. 좌파 정부가 경기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복지정책으로 재정 파탄을 불러오면서 중남미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집권 후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 교체를 이뤘다. 현직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중도 성향이지만 탄핵당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좌파)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과도 정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정권 교체는 15년 만이다.
올 들어 파라과이와 콜롬비아 대선에서도 우파가 승리했다. 파라과이에선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통령이 당선돼 중도우파 정권을 재창출했고, 콜롬비아에선 이전 중도우파 정권보다 강경 우파에 가까운 이반 두케 대통령이 당선됐다.

좌파 집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대선이 끝난 멕시코에선 연말 89년 만에 좌파 정권이 출범한다. 베네수엘라 역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극진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5월 재선에 성공했다.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우루과이에서도 좌파가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중남미 주요 경제대국 중에서는 멕시코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최근 3년간 우파로 갈아탔다. 브라질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가 그 사례다.

우파 정부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 국가 간 연합체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후보 시절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등과) 자유주의 동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좌파 정부가 중심이 된, 반미 성향의 남미국가연합(UNASUR)은 리더인 브라질이 탈퇴를 예고해 급속하게 세력이 약해질 전망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한국 일본 대만 등과는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정부가 추진해 온 한·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무역협정 및 한·브라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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