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勢확장 도구' 된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

취업 희망자에게 노조가입 종용
간부들 센터 겸직…월급 이중 수령

임이자 한국당 의원 국감자료
청주·성남 등 4곳 위탁운영
취업 실적 부풀리기 등 의혹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하는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조직 확장에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이 전국의 17곳 센터 중 네 곳을 수탁해 운영하면서 유급 전담인력을 노총 상근 간부로 임명해 급여를 수령하는가 하면 센터의 취업자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정황도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 15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받은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 내부 조사에서 일부 센터에서 민주노총 간부가 겸직하면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여는 센터와 노조 사무국 두 곳에서 모두 받았다.

취업지원센터는 건설근로자가 직업소개 수수료 부담 없이 취업 알선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2015년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에 산재한 센터 중 서울과 경기 부천만 공제회가 직영하고 나머지는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전액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으로 민주노총은 이 중 울산, 경기 성남, 군포, 충북 청주 등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센터는 지난 8월 감사를 통해 4개월치 급여 1200만원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적발돼 징계 조치된 바 있다. 경기 군포에서도 노총 간부의 센터 직원 겸직 정황이 드러났다.민주노총이 조합원을 동원해 센터의 취업자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나왔다. 임 의원 측이 접수한 제보에 따르면 군포센터를 통해 재취업한 것으로 신고한 안모씨는 진술서에서 “(센터 소개로) 재취업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센터별 취업자 수가 많으면 실적으로 평가받아 다음 위탁 계약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임 의원은 “해당 센터를 통해 취업한 근로자들이 민주노총 조합원 가입을 종용받아 매달 조합비 3만~4만원을 내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며 “건설현장 일자리가 한정돼 있는 만큼 공제회와 센터 측이 관련 의혹을 국감에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건설노동자의 권익 신장을 위해 깊이 있게 개입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겸직 문제는 센터 정착 초기에 노조 지원을 위해 인력을 잠시 파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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