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석유화학 설비에 10兆 투자…非정유 비중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뛴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분야에 10조원을 투입하며 석유화학기업으로 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서울 공덕동의 에쓰오일 사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분야에 1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단계로 총 5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는 지난 4월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마무리했으며 상업 가동이 임박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로 연간 150만t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2023년까지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는 RUC·ODC는 부가가치가 낮은 잔사유를 원료로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고도화 시설과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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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C는 원유에서 가스, 휘발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RUC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ODC에 원료로 투입해 PP와 PO를 생산한다. PP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범퍼를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의 기초 원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산업환경 변화에 발맞춰 전통적인 중질유 분해시설보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유분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신 중질유 분해시설이 가동되면 더욱 우수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에쓰오일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현재 14%에서 19%로 늘어나고, 원유 가격보다 저렴한 중질유 비중은 12%에서 4%로 대폭 줄어든다. 아울러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도 현재 71%를 차지하는 파라자일렌이 46%로 줄고, 올레핀 제품이 37%로 늘어나는 등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추게 된다.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연간 15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로,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추진해 폴리에틸렌(PE), 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증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춰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 프로젝트 건설 과정 중 연평균 270만 명, 상시 고용 400명 충원 등 일자리 창출, 건설업계 활성화 및 수출 증대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프로젝트 완공 이후 셰일오일, 전기자동차 등으로 인한 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더 잘 대응하고, 가장 경쟁력 있고 존경받는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5’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에쓰오일은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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