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째 '경기 회복세'라는 정부

기재부, 9월 경제동향 발표

"美·中 무역갈등, 고용부진에도
수출·소비 중심 호조세 이어가"
KDI '개선→하락' 진단과 대조적
고용과 투자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라는 진단을 이어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기 진단을 ‘개선’에서 ‘하락’으로 전환한 것과 대비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과 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세계 경제 개선, 수출 호조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10개월째 ‘회복세’란 표현을 유지했다.

반면 KDI는 지난 11일 내놓은 ‘경제동향 9월호’에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라며 “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도 이날 그린북에서 고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기재부는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 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했다.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긍정적 지표가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하방 리스크 요인들이 상당히 크다는 데 정부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4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4.0%로 치솟았다.

7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달보다 0.6%, 1년 전보다 10.4% 감소했다. 설비투자지수는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줄어든 후 20년 만에 가장 긴 마이너스 행진이다. 건설투자 역시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기재부는 “7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보강 등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며 “저소득층 일자리 및 소득 지원 대책, 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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