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패스트파이브 대표 "밀레니얼 세대 취향 반영한 '공간 콘텐츠' 제공"

신개념 주거서비스 선보이는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대표

공유오피스 고속성장 이끈 주역
1인 가구 겨냥 주거사업 진출

"톡톡 튀는 주방·라운지 갖추고
입주자 대상 문화행사도 열 것"
“사실 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공유오피스업체가 주거서비스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가 아직 없거든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꼭 성공할 것입니다.”

공유오피스에 이어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사업 진출을 선언한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36·사진)의 각오다. 박 대표는 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20~30대 1인 가구에 특화한 주거 공간인 ‘라이프(LIFE)’ 1호점을 내년 2월 연다”고 밝혔다.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인근에서 공사가 한창인 이 건물은 원룸 하나가 20~26㎡ 크기로, 총 16개 층에 130가구를 수용한다.

박 대표는 “1인 가구의 70%가량이 성냥갑처럼 지어진 오피스텔, 고시원, 원룸에 살고 있다”며 “이들 공간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 취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는 기본 집기와 편의시설은 물론 감각적인 바(bar)에 라운지까지 갖췄다. 입주자끼리 교류하는 무료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대신 월세는 인근 원룸보다 30~50%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돈을 더 내더라도 편리한 곳에서 폼나게 살기 원하는 젊은 층을 잡겠다는 전략인데,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주거서비스는 ‘한번 해 보자’는 정도로 가볍게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며 “자리를 잘 잡는다면 공유오피스 규모를 앞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패스트파이브는 멋진 사무실을 갖춰 놓고 여러 기업에 업무 공간을 빌려주는 공유오피스 사업으로 급성장한 회사다. 2015년 설립돼 서울에 14개 공유오피스 지점을 두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계 위워크와 더불어 공유오피스 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끈 양대 주자로 꼽힌다.

공유오피스 확장도 숨가쁜데 왜 원룸까지 짓는 걸까. 박 대표는 “부동산 비즈니스를 ‘땅장사’가 아니라 ‘서비스업’ 관점에서 가장 잘 풀어내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허허벌판에 건물을 지어 분양하는 식의 부동산 사업은 전성기가 지났다”며 “콘텐츠와 서비스로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회사가 미래 부동산 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는 조만간 기업 사무실의 인테리어를 공유오피스처럼 바꿔주는 ‘파워드 바이 패스트라이브’ 사업도 시작한다. 박 대표는 “공유오피스로 옮기진 않더라도 사옥에 공유오피스의 공간 노하우를 이식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박 대표의 본업은 부동산이 아니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이다. 포스텍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스톤브릿지캐피털 심사역으로 입사해 티몬, 엔써즈, 블루홀 등에 발 빠르게 투자했다. 2012년 스타트업 지주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를 공동 창업해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지주사는 패스트파이브 외에 교육업체 패스트캠퍼스, 투자회사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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