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김경수 지사 구속영장 청구 … 민주당 "지나가는 소도 웃을 쇼"

'드루킹' 김동원씨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16일 오전 김 지사가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이 15일 밤 늦게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의 김 지사 구속영장 청구에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지나가는 소도 웃을 영장청구쇼는 촛불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강력히 주장한 드루킹 특검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정치특검 편파특검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겼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허익범 특검이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범죄의 소명 정도나 범죄의 중대성, 도주의 우려 등을 놓고 봤을 때 억지이자 쇼에 불과하다"면서 "김 지사와 드루킹의 관계를 공범으로 몰았으나, 대질심문 과정에서 드루킹은 진술을 바꿔 김 지사로부터 100만원을 수령하지 않았다고 자백하거나, 자신의 주장이 혼선을 빚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로 진술의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이 주장한 범죄의 중대성 또한 다툼의 여지가 많고, 김 지사와 연관성 또한 합리적 의심을 찾을 수 없는 수준이다"라며 "드루킹이 인사청탁이 결과적으로 거절되자 불만을 품고 김 지사가 지지했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매크로를 동원한 공격을 퍼부은 것만 봐도 김 지사의 연관성은 부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김 지사 구속영장에 적시된 내용은 드루킹 일당과 함께 댓글을 조작해 네이버 등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6일과 9일 두 차례 김 지사를 피의자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김 지사와 대질 신문을 하는 과정에서 드루킹의 일부 진술이 번복되는 모습을 보여 영장 청구가 어렵지 않느냐는 관측도 제기됐다.하지만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사용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댓글 조작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

그동안 확보한 관련 증거물과 드루킹 측근들의 진술이 일관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를 돕는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수사했지만 영장 청구 혐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김 지사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에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