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4.1% '폭풍 성장'… 한·미 '성장률 역전' 현실화

2014년 3분기 이후 '최고'

소비 확 살아난 미국
트럼프 "세계가 美경제 질투하고 있다"

소비지출 4%로 큰 폭 증가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급증
경기부양용 추가 세제개편 예고

통상전쟁에도 성장 확인한 Fed
하반기에도 금리 2번 더 올릴 듯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4.1%(연율 기준·속보치) 증가했다고 미 상무부가 27일 발표했다.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효과로 소비가 급증한 데다 중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앞서 미국 공산품과 콩(대두) 등의 수출이 늘면서 높은 성장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1분기 GDP 증가율도 기존 2.0%에서 2.2%로 수정해 미 경제는 올 상반기 전체로 3.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간 3.0% 성장 목표 달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전 세계의 질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미국이 고속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에서 한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수정 전망한 경제성장률인 2.9% 달성도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한국의 2분기 실질 GDP(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민간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투자도 확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경제성장률 역전은 1980년 제2차 오일쇼크 때와 1998년 외환위기 때 두 번밖에 없었다. 미국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올해 경제성장률에서 경제 규모가 12배나 큰 미국(3.0%)이 한국(2.8%)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2014년 3분기 이후 최고인 4.1%(연율·속보치) 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 덕에 소비 경기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2분기 4.0% 증가했다.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고용 증가, 임금 상승, 세제 개편 등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민간소비를 촉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구재 소비는 2분기 전체 성장률에 0.64%포인트 기여했다.순수출도 성장률 제고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순수출은 국내총생산(GDP)에 1.06%포인트 기여했다. 중국의 고율관세 부과를 피해 앞당겨 이뤄진 콩(대두) 등 상품 수출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4% 분기 성장률 달성한 미국

미국 GDP가 2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4% 넘게 증가하면서 연간 3% 성장 목표 달성이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 발표한 ‘2018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미국이 고속성장을 이어가 올해 연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2.4%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노무라증권은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미국 성장률은 2015년 하반기 1%대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규모 감세 및 투자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감세가 투자를 이끌어내고, 투자는 고용을 창출하며, 고용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세제 개편도 예고한 상태다. 바트 반아크 콘퍼런스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거의 유일하게 감세와 재정 부양을 동시에 시행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정부가 수정 전망한 2.9%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속보치) 증가율은 0.7%(전분기 대비)에 그치며 1분기(1.0%)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콘퍼런스보드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2.8%에 그쳐 작년의 3.1%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규모가 12배가 큰 미국보다 한국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다.◆사실상 완전고용 상태

지난 5월 3.8%로 떨어졌던 실업률이 6월 4%로 높아졌지만 경기 호조 흐름에 대한 미국 내 의구심은 크지 않다. 높아진 실업률에 대해서도 오히려 긍정적인 해석이 나온다.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지난달 60만1000명이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결과라는 것이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62.9%로 0.2%포인트 더 높아졌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예상을 넘는 21만3000명에 달했다.

올 1~6월 평균 실업률은 4.0%였다. 미 중앙은행(Fed)은 연말 실업률이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2분기 강한 성장세는 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Fed는 하반기에도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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