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5G탐험]5G 주파수 경매, 알고보니 '위치 전쟁' 이었던 이유

황금주파수 3.5㎓, 위치에 따라 다른 낙찰가
SKT, 확장성·혼간섭 우려 적은 C대역 차지
지난달 15일 김순용 kt 정책협력담당 상무(왼쪽부터), 강학주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 임형도 SK텔레콤 정책협력실 상무가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열린 '2018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참석하며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첫 단추는 주파수 경매였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달 주파수 경매를 모두 마쳤다. 이통 3사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이번 경매의 주요 관심사는 3.5㎓(기가헤르츠) 대역 총 280㎒(메가헤르츠)의 주파수였다. 이 대역이 LTE(롱텀에볼루션)과 성질은 비슷하나 효율은 3배가 높아서다. 무엇보다도 3.5㎓ 대역은 커버리지 확대가 쉬워 전국망 구축에 유리한 장점도 있다.이번 경매는 1·2차로 나뉘어 주파수의 '폭'을 결정한 뒤 2차로 '위치'를 결정했다. 1차 경매를 통해 이통3사는 3.5㎓ 대역 280㎒ 폭을 SK텔레콤 100㎒, KT 100㎒, LG유플러스 80㎒씩 나눠 가졌다.

이후 위치 경매가 이뤄졌다. 주파수는 더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 만큼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추가로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하게 될 때, 기존에 사용했던 주파수와 붙여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위치의 주파수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주파수는 위치에 따라 A대역(맨 왼쪽), B대역(가운데), C대역(맨 오른쪽)으로 나뉘었다. 이통 3사는 C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SK텔레콤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를 밀어내고 C 대역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이 C대역 확보를 위해 2505억원을 더 투자하면서다. KT는 B대역 확보에 0원, LG유플러스는 A대역 확보에 351억원을 썼다. 왜 이통3사의 시선이 C대역으로 몰렸을까.
이유는 C대역의 확장성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3.5㎓ 대역의 주파수는 위치에 따라 A(LG유플러스), B(KT),C(SK텔레콤) 세 대역으로 나뉜다.

A 대역(3.6~3.7㎓)은 폭 80㎒로 공공주파수와 붙어있다. 이 때문에 확장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주파수 간섭 문제로 경매에서 제외된 20㎒와 붙어있기 때문에 향후 5G 주파수 확장 여지가 있다.

B 대역(3.5~3.60㎓)은 가운데 위치한다. 그 옆에 위성주파수와 붙어있는 C 대역(3.42~3.50㎓)이 있다.C 대역은 공공주파수 간섭에 대한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5G 서비스 수요확대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후 5G 주파수를 추가 확보해야 할 때 유리한 자리라는 뜻이다. 추후 C대역의 우측 대역이 5G 용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주파수 경매 당시 언론 브리핑에서 "SK텔레콤이할당 받은 3.5㎓ 대역(3.6~3.7㎓) 오른쪽 상황은 위성이 쓰는 주파수다"며 "전 세계 적으로도 5G 주파수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예측들이 나오는데, 그렇게 될 경우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대역이 3.5㎓ 오른쪽으로 여겨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SK텔레콤이 '노른자위'의 주파수를 가져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확장성'이다. 추후 5G 추가 경매가 있을 때, 가장 유리한 자리란 뜻이다.같은 주파수 대역폭이라도, 위치에 따라 달라진 5G 주파수 낙찰가. 5G 서비스에 앞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치열한 주파수 확보 경쟁은 마무리됐다. 이통사는 앞으로 5G 상용화를 위해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주요 지역에 5G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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