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바이오, 훈풍 멎었나…"개별 종목 실적에 주목할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한국 증시 급락과 바이오업종 거품 논란, 회계부정 이슈 등으로 연일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변동성을 높일 변수들이 산재한 만큼 기대감보다는 개별 종목 실적을 기반으로 한 접근이 유효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의 조언이다.

20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6000원(2.09%) 오른 29만35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만2000원(5.77%) 오른 40만30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도 3~6%대 상승 중이다. 이들 종목들은 전날 한국 증시 급락과 동반 약세를 보여 종가 기준 전거래일 대비 6~7% 가량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안고 있는 신용융자 감소, 고점 논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안한 대외환경과 맞물려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건강관리 업종 주가와 신용융자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두 데이터간 상관관계가 무척이나 높고 주가가 신용융자를 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 연구원은 "업종 주가와 신용융자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경우 업종의 주가가 상승할때 신용융자가 함께 증가해 상승 모멘텀이 될 수도 있지만 신용융자가 추가 확대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특히 주가가 신용융자를 선행하는 특성은 최근 건강관리 업종 주가 하락이 신용융자 감소로 이어져 추가 하락을 가져오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SK증권에 따르면 건강관리 업종의 신용융자는 지난 14~18일 728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증시 불안으로 인해 건강관리 업종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신용융자에 대한 반대매매 압력으로 작용해 언더슈팅(단기간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직면한 주가 고점 논란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 때 전체 한국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10% 넘게 올라간 적이 있었다"며 "아무리 주도주라고 하더라도 주가가 그 정도까지 간다면 고점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이 향후 한국 경제를 이끌 신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지금 바이오 종목들은 앞으로의 성장 기대감으로 오른 '성장주'로 자리매김해 있는데, 언제까지나 기대감만 가지고 갈 수는 없다"며 "제약·바이오 업종이 바로 반등하거나 좋아지기보다는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개별종목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는 개별 종목들이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실적에 따라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재평가될 수 있는 만큼 종목별 실적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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