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쇼크 스웨덴 한림원… "올해 노벨문학상 없다"

신뢰 회복 우선…수상자 안뽑기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수상자 발표를 취소하고 이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림원이 조직 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신고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안데르스 올손 한림원 사무총장 대행은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에 한림원에 대한 대중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는 것은 1949년 이후 69년 만이다. 1901년 노벨문학상이 제정된 이후 전쟁 등으로 수상자를 뽑지 않은 해는 일곱 번이다.이번 결정은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이자 사진작가인 장클로드 아르노의 성폭행 논란 때문이다.

아르노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림원 관련 활동을 하며 18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고발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프로스텐손 위원도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유출한 혐의와 아르노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른 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으나 한림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집단 사직하는 등 파문이 계속됐다. 이 문제로 한림원의 첫 여성 종신 사무총장인 사라 다니우스가 사퇴하기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