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컬러풀한 오버사이즈가 돌아왔다

패션계는 벌써 가을·겨울 준비

헤라서울패션위크서 'F/W 트렌드' 한눈에
국내 최대 패션쇼로 손꼽히는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올해 가을·겨울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자리엔 국내 유명 디자이너 39명과 신진 디자이너 90여 명 등이 참여했다. ‘2018 가을·겨울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본 올해 하반기 트렌드의 특징은 오버사이즈, 체크무늬, 화려한 색감이었다.

풍성한 외투로 멋스럽게넓은 어깨선을 따라 헐렁한 코트의 풍성한 볼륨이 느껴진다. 오버사이즈 외투에 통이 큰 바지 또는 롱치마를 입고 걸어나오는 모델들. 이번 패션위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오버사이즈’ 트렌드는 올가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디자이너들은 오버사이즈 재킷과 코트, 슈트, 바지 등을 저마다의 색깔로 재해석해서 선보였다.

‘미스지 컬렉션’의 지춘희 디자이너는 풍성한 모피코트와 여성미를 강조한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등을 무대 위에 올렸다. “여성의 옷은 여성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지춘희 디자이너의 철학을 보여주는 옷들이었다.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체크무늬 슈트, 다리 실루엣을 강조하는 A라인 치마 등은 오버사이즈 외투와 잘 어울렸다. 송지오 디자이너는 남성 슈트의 라펠을 크게 만들거나 가죽 바지와 매치하는 등 오버사이즈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을 선보였다. ‘푸쉬버튼’의 박승건 디자이너는 1980년대 스타일의 복고풍 의상을 공개했다. 스카프를 맨 모델들은 오버사이즈 재킷과 정장을 걸치고 무심한 듯 걸어나왔다. 재킷과 코트를 겹쳐입는 레이어링 스타일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체크무늬가 대세가을과 겨울에 잘 어울리는 체크무늬도 이번 패션위크의 핵심 주제였다. 체크무늬 슈트와 코트, 트렌치코트 등은 물론 치마와 셔츠, 블라우스 등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했다. ‘빅팍’의 박윤수 디자이너는 카멜과 오렌지를 섞은 세련된 체크무늬를 선보였고, 박승건 디자이너는 블랙과 레드가 교차하는 강렬한 체크무늬를 공개했다. 박윤수 디자이너는 어깨를 잔뜩 부풀린 오버사이즈 코트 안에 모자가 달린 캐주얼한 원피스를 코디했다. 슈트의 라펠, 어깨 각도와 체크무늬 등을 활용해 고전미와 캐주얼한 트렌드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다.

‘쿠만 유혜진’의 유혜진 디자이너도 체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글렌체크, 핀 체크, 타탄체크 등 폭과 크기가 다른 체크무늬를 과감하게 믹스매치한 것이 특징이다. 엄격하게 재단한 각진 슈트에 체크를 더해 빈티지한 느낌을 살렸다. 절반은 일반적인 슈트 재킷을, 절반은 체크무늬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를 이어붙여 만든 독특한 외투도 눈에 띄었다. 연한 베이지와 머스터드, 카키색 등을 절묘하게 섞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컬러 포인트로 과감하게또 다른 트렌드로는 강렬하고 화려한 색감을 꼽을 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브라운, 베이지 바탕에 오렌지, 레드, 퍼플 등 강렬한 색상을 포인트로 썼다. 톤다운된 오렌지가 아니라 쨍한 오렌지를 사용했고 레드, 옐로, 그린 등 원색을 과감하게 섞어 넣었다.

‘오디너리 피플’이 이번에 선보인 옷들은 빨간색 오버사이즈 턱시도 재킷, 빨간색 가죽 바지, 오렌지색 패딩점퍼 등 강렬한 색상이 많았다. 올리브색 가죽 코트, 노란색 핸드백 등 포인트가 되는 제품도 여럿 공개했다. ‘티백’의 조은애 디자이너는 연보라색과 와인색, 핑크와 담녹색 등 여러 색상을 고루 썼다. 어릴 적 소꿉놀이를 하던 소녀의 감성을 담아 ‘구슬치기’를 주제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이무열 디자이너는 ‘유저’ 무대에서 오렌지, 레드, 그린 등 화려한 색상을 포인트로 사용했다. 하늘거리는 실크와 데님, 모자티, 패딩 등을 캐주얼하게 풀어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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