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제보조작 첫 공판… '이준서 조작 지시' 공방 치열

檢측 증인 이유미 "뭔가 맡겨둔 듯한 태도로 집요하게 요구"
변호인 "이유미, 이준서 만나기 전부터 어떻게 할지 준비"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 첫 공판에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구속기소)씨의 조작 범행을 이준서(구속기소) 전 최고위원이 종용했는지를 놓고 검찰과 이 전 최고위원 측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1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미 범행을 자백한 이씨를 증인으로 세워 이 전 최고위원의 제의에 응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지난 4월 27일 이씨와 만나 제보자료를 확보해오라고 어떤 태도로 요구했는지, 이후 자료 확보가 힘들다고 이씨가 토로할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캐물었다.

이씨는 "27일 새벽에 만난 뒤 낮에도 전화해서 굉장히 집요하게 요구했다.내가 자료를 만들지 않으면 이준서를 곤란하게 만들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준서가 언젠가부터는 반말을 하면서 '준비 다 됐냐', '언제쯤 가능하냐' 등 뭔가를 맡겨놓은 것 같은 태도로 대했다.

그래서 자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이 전 최고위원 변호인은 이유미씨가 이 전 최고위원을 만나기 전에도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한 적이 있다면서, 그가 이 전 최고위원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제보를 조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전 최고위원 변호인은 국민의당 소치영 용인시의원이 4월 10일 이씨에게 특혜취업 의혹에 대해 추적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는 소 의원의 검찰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이씨가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4월부터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특혜취업 의혹에 대해 조사를 많이 한 상태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만나기 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이씨를 몰아세웠다.한편,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소속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조작된 제보를 공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는 증거 조작에 관여한 바 없고, 특혜채용 의혹 자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선대위 '2030희망위원회' 위원장이던 이 전 최고위원은 4월 27∼30일 이유미씨에게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을 뒷받침할 녹취록을 구해오라고 수차례 요구한 뒤 이씨에게서 받은 조작된 카카오톡 대화 캡처 화면과 녹음파일을 추진단에 넘겨 공개되도록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는 제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선 직전인 5월 5일과 7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조작된 증거를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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