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 출당론, 정치적 책임의 문제"

"가장 책임있는 분이 단절해야 국민 돌아와…탄핵여파 극복해야"
바른정당 통합 명분 쌓기…"용서할 테니 적당한 시기에 돌아와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연일 최순실의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지난 16일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제기한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당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22일 오후 당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G1(강원민방) 시사매거진 '인사이드' 인터뷰에서 "탄핵의 여파를 극복하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하기 어렵다"며 "극복 수단으로 구체제의 단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가장 책임 있는 분들과 단절을 해야지 국민이 돌아올 것 아닌가"라며 "보수 진영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게 된 계기를 만든 데 대한 정치적 책임"이라고 밝혔다.박 전 대통령 출당 등 인적 청산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출당을 추진하면 당 안팎에서 적지 않은 저항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출당 문제를 공론화해 당 안팎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홍 대표는 일주일 전 처음으로 출당 문제를 제기한 이후 당내 반발이 상대적으로 잠잠하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수도권은 물론이고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지지여론이 압도적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소수 핵심 친박계 의원들만 인적 청산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인적 청산과 병행해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한 명분 쌓기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홍 대표는 바른정당 의원들에 대해 "용서할 테니 적당한 시기에 모선으로 돌아와라"며 "밖으로 탈출했다고 해서 국정을 잘못 운영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국정파탄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정리하면 이 사람들(바른정당 의원들)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며 "같은 당에 있었는데 그럼에도 안돌아오면 비겁하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압박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일부 친박계 인적 청산이 마무리되는 연말이나 돼야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 대 당 차원의 통합보다는 바른정당 의원 일부가 한국당으로 복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비롯한 인적 청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당내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24∼25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리는 연찬회가 첫 번째 고비가 될 수 있다.

당내 모든 의원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친박계 의원들이 '홍준표식 인적청산'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구(舊) 친박계로 통하는 김태흠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당규에 최종심이 확정될 때 출당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형 확정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홍 대표에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는 말을 했고 본인은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김 최고위원은 이어 "과거의 처절한 반성을 하고 그 다음에 미래에 대한 목표 방향을 설정을 하면서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이지, 비판받는 사람을 쳐내는 것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