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가동 중단 비츠로셀, 정상화 속도낸다

3개 공장 임차·매입 6월부터 부분 가동

2개월 만에…납기 공백 최소화
당진에 1천억 들여 신공장 건설
빠르면 12월 본격 가동

7월 초까지 상장유지 여부 결정
지난 4월21일 충남 예산공장 화재로 가동을 완전 중단한 리튬 1차전지업체 비츠로셀이 회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공장 세 곳을 임차하거나 매입해 6월부터 차례로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 일부 제품은 해외에서 아웃소싱하기로 했다. 당진에 아예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진 신공장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55·사진)는 22일 “평택 청북의 공장(약 4000㎡)을 매입해 6월 둘째주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예산 공장 전소 후 2개월이 채 안 돼 부분적이나마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다. 또 다른 공장 두 곳을 임차해 7~ 9월 사이에 차례로 제품을 생산한다.

장 대표는 이와 함께 당진에 본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날 충남도청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김홍장 당진시장과 공장 건설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당진인더스파크에 들어설 본공장 및 연구소는 부지 4만2000여㎡, 연면적 1만6500㎡ 규모로 853억원(임차공장 투자액 등을 합치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이르면 12월 가동한다.

장 대표는 “당진공장이 완공되면 생산은 거의 100% 정상화된다”며 “예산공장은 매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생산 설비가 거의 전소된 뒤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며 “본공장 건설 4~6개월 전부터 부분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납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선별적으로 일부 제품 아웃소싱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9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리튬 1차전지를 생산해 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 연결 기준으로 9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75%를 해외에서 일궜다. 화재 이전인 2017회계연도 3분기(2016년 7월~2017년 3월)까지 매출은 8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 늘었다.

리튬 1차전지는 오래 보관해도 방전이 적고 기존 알칼라인전지나 망간전지보다 에너지 밀도와 전압이 높은 강점이 있다. 기존 건전지가 1.5V인 데 비해 리튬 1차전지는 대개 3.6V다. 사용할 수 있는 온도 범위가 넓고 가볍다. 리튬은 금속 중 가장 가벼워 물에 뜨는 금속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방위산업, 석유시추 장비, 해양기기, 소방·안전장비에서 사물인터넷(IoT)에 이르기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대우그룹 공채 출신인 장 대표는 32세에 대우전자 베네룩스 3국 판매법인 대표에 발탁됐고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한 뒤 2008년 대표에 취임해 신기술 개발, 생산품목 다각화, 품질 안정화, 해외 및 국내시장 다변화에 주력했다. 특히 무전기 등에 들어가는 군용 배터리 일변도에서 탈피, 전기·가스·수도계량기 및 원격검침기 등 스마트그리드로 제품 다각화를 주도했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비츠로셀은 화재 후 4월 하순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9일 비츠로셀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비츠로셀로부터 경영계획서를 제출받아 심사한 뒤 늦어도 7월10일까지는 상장 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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