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국채 가격 뛴다…글로벌 자금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금과 국채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 18%나 올라 활황장을 목전에 두고 있고 미국과 유럽 국채들에도 대거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가격이 뛰었다.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금융위기 시절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금값, 1년만에 최고치

불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선물 4월물 가격은 11일 장중 5.8%가 오른 온스당 1,263.90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전날보다 4.5% 오른 1,247.80달러에 마감했다.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이며 상승률로는 2009년 이후 최고치였다.

BMO 케피털 마켓의 원자재 거래부장인 타이 웡은 이날 금값이 거침없이 1,250달러를 돌파한 뒤 몇 분만에 1,260달러로 움직였다"면서 "우버 택시 기사들이 오늘 밤에 금값을 놓고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18%나 올라 원자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금값이 1,259.52달러에 이르면 상승률이 20%에 달해 활황장세의 기준을 충족한다.

이처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상승세의 배경이다.세계 최대의 금 생산업체인 캐나다 배릭 골드의 주가는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금 ETF에는 7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골드 셰어 ETF의 주가는 올해 들어 13% 가량 상승해 상당수 종목의 주가가 부진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금 ETF들은 지난 1월 54톤의 금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룸버그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 ETF들이 보유한 실물 금 보유량은 10일 현재 1,571.3톤이며 올해 들어서는 7.5% 늘어났다.

금 ETF들은 지난해 133톤을 팔았고 2014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185톤을 팔아치운 바 있다.

WGC 인도 담당부장인 P.R. 소마순다람은 주식 불안,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고 중국과 인도의 소비자들이 더 많은 금을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GC는 4분기에 주가와 위안화 약세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의 금 수요가 25%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난해 전체로는 금 수요에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국채 시장 매수세 '이상 과열'

미국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금리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642%를 보여 종가 기준으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는 장중 한때 1.53%까지 밀렸는데, 이는 장중 기준으로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유럽 국채의 금리도 일제히 떨어졌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독일 국채 10년물은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저치(0.07%)에 불과 0.12%포인트 범위까지 하락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미국과 유럽의 국채 시장은 지난 수년간 큰 폭의 변동을 보여왔지만 최근 수십조 달러의 이르는 국채 매수 규모에 투자자들은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윌리엄스 캐피털 그룹의 채권거래부장인 데이비드 코어드는 "많은 이들이 채권시장의 상황에 두려움을 품고 있다"고 표현했다.펜 뮤추얼 애셋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지웨 렌은 "글로벌 채권 시장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말하면서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한 시장에서 또 다른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미국 연준의 충격 흡수 노력은 점점 더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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