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칭기즈 푸틴'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에 신경 쓰고 있는 사이 부활한 러시아는 꾸준히 유라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만약 차기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아시아 진출을 가볍게 보아 넘긴다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의 발전은 위기에 처할 것이고, 미국은 곧 세계에서 가장 자원이 풍부한 지역인 아시아에서 전략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러시아는 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몽골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90년 첫 선거를 치른 이래 몽골은 15개 정당이 안정적인 선거 제도를 발전시켜 왔으며 두 번의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뤘다(몽골은 지난 29일 총선을 치렀다).몽골과 러시아의 관계는 점점 더 부각될 것이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는 몽골 석유 사용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3개월 동안 평균 20%씩 세 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이 같은 조치는 물가가 2006년 이래 연 15% 이상 오르고 있는 몽골의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로즈네프트는 최근 몽골 정부에 몽골에서 석유 생산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면 석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또한 몽골 전역에 100개의 주유소를 더 세우길 원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면 러시아의 몽골 시장 지배력은 확고해질 것이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의 에너지 선택권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비슷한 전략이 몽골 경제의 다른 분야에서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 기업들은 이미 몽골 국영철도회사 지분의 49%를 소유하고 있다.

몽골 최대 구리광산업체와 금광업체도 마찬가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설립한 한 그룹이 이 세 회사의 주식을 하나로 모아 지배권을 푸틴의 지인에게 몰아 주려 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해 양국 간 한 단계 발전된 우라늄 공동 개발과 핵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새 러시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양국 간 연간 교역량이 조만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러시아가 중국 다음으로 몽골의 최대 교역 상대국임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몽골에 대한 이런 전략을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로 몽골과의 교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양국 간 교역액은 2007년 약 1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다.

미국은 몽골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해야 하고 몽골의 기반 시설에 현재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둘째로 러시아의 몽골 전략에 반대하는 세계 각국 여론을 모아 중앙아시아에서 배타적 경제협정을 맺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2005년 몽골을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몽골을 '자유를 위한 형제'라고 불렀다.지금이 바로 미국이 나설 때다.


◇이 글은 아메리칸기업연구소의 아시아학 연구원인 마이클 오슬린이 'Genghis Putin'이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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