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찾기 힘들어 "희망사항"..내년 '적자절반감축' 가능할까

김영삼대통령이 내년 경상수지 적자폭을 올해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라고 지시함에 따라 정부가 대안마련에 착수했다. 재정경제원은 이에따라 내년 경제운영계획의 초점을 경상적자축소에 맞추고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재경원은 경상적자축소방안으로 크게 에너지소비절약 곡물수입축소 저축증대 자본재산업육성노력 강화 기업해외비용지출억제 사치성여행억제 등으로 골격을 잡고 있다. 재경원은 최근 증가율이 세계최고수준인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위해 휘발유등 유류의 가격을 대폭 인상하며 유류를 많이 사용하는 업체에 대한 특별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또 지역난방 공급 확대를 위한 지원을 늘리며 에너지소비등급표시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재경원은 곡물등 원자재 수입 감소 차원에서 식생활 개선노력을 전국민운동으로 확대,추진하며 국민들의 저축증대를 위한 추가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현재 수입비중이 큰 국산자본재 산업육성을 위한 추가지원대책을 강구하며 정보통신등 수출유망산업에 대한 세제및 금융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기업들의 불요불급한 해외광고비및 선전비의 감축과 호화여행 자제를 유도하며 기업 접대비 사용내역 사치성소비재 수입업체 불로소득자에 대한 징세행정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경상수지적자를 올해의 절반으로 줄이는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경제가 세계경제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경제구조여서 정부가 단기적인 수출촉진책이나 수입억제정책을 쓴다해도 기대할 만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내년들어 세계경제가 올해보다는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국내경기가 워낙 나빠져있어 수출회복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고있다. 또 수출상황의 향방을 좌우하는 달러당 엔화환율이 최근 강세로 반전되는 양상을 보이고있지만 달러당 1백엔선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적자규모를 1백80~2백8억달러로 보고있다. 엔저와 수출단가하락에 따른 수출격감의 여파로 무역수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내년에도 경상수지적자는 1백50억달러 내외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중에는 올해수준(1백97억달러)까지 보는 곳도 있다. 기아경제연구소의 이대창연구위원은 "내년에도 반도체 수출여건은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엔화도 달러당 1백엔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수출여건이 별로 호전되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 경상수지적자는 올해와 비슷한 1백9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문건상무는 "현상황에서 정부가 경상수지적자 방안을 만들어도 획기적인 묘수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수출단가나 엔저와 같은 대외여건이 무역수지의 향방을 결정짓고 있어서다. 대우경제연구소의 한상춘연구위원은 "현상황에서 수입억제를 위해 수입 소비재에 중과세하는 방안등은 통상마찰의 불씨를 안고있어 해외여건 개선에 일말의 희망을 갖는 것외에는 뚜렷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년도 경상수지적자를 올해의 절반수준인 90~1백억달러로 줄이려는 정부의 바램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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