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왼쪽부터). 장하나. 최혜진.
오지현(왼쪽부터). 장하나. 최혜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첫날부터 올 시즌 상금랭킹 1~3위가 격돌한다.

21일부터 나흘간 경기 안산 아일랜드CC(파72·6596야드)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20일 발표된 조 편성표에서 시즌 상금랭킹 1위 오지현(22·KB금융그룹), 2위 장하나(26·비씨카드), 3위 최혜진(19·롯데)이 한 조로 편성됐다. 세 선수는 21일 낮 12시20분 1번홀에서 출발한다.

무결점 챔프들, 누가 먼저 발톱 드러낼까

오지현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홀에 공을 넣는 과정까지 뚜렷한 약점이 없다. 각종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60야드가량 보내는 드라이브 샷에 아이언 샷도 날카롭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15위(77.7%)다. 3위(평균 29타)에 올라 있는 퍼트 실력으로 마무리한다. 이를 앞세워 올해 가장 높은 ‘톱10’ 입상률(72.72%)을 보이고 있다. 커트 탈락은 한 번도 없다. 우승이 없어 상금랭킹 상위권에 맴돌다가 지난주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단숨에 선두가 됐다.

오지현의 강점은 4라운드 대회에서 나온다. 지난 5승 중 첫 우승을 제외하고 나머지 4승을 4라운드 대회에서 획득했다. 체력이 강하고 나흘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강한 멘탈을 자랑한다. 그는 대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고(故) 구옥희와 박세리(41), 강수연(42), 김해림(29)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오지현이 앞서지만 장하나와 최혜진 역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우승 DNA’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이언 샷만 놓고 보면 장하나가 오지현을 월등히 앞선다. 그는 페어웨이 적중률(69.36%)이 90위권 밖인데 그린 적중률이 1위(81.86%)다. 페어웨이든 러프든 가리지 않고 공을 그린 위에 올린다는 뜻이다. 낮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유명한 아일랜드CC에서 ‘빨랫줄 아이언샷’은 강력한 무기다. 또 최근 교정에 들어간 샷도 70%까지 완성된 단계다.

‘슈퍼루키’ 최혜진도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그는 이른 첫 승 뒤 2승째가 나오지 않을 뿐 E1채리티오픈을 제외하곤 모든 대회에서 18위 안에 드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력은 나이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장타 2위(261.6667야드), 그린 적중률 2위(79.83%)로 견고하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획득하면 상금왕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

장타자에 맞서는 ‘퍼달’ 이승현

올해 각각 1승을 올린 이승현(27·NH투자증권)-이다연(21·메디힐)-조정민(24·문영) 조에선 장타와 쇼트게임의 진검승부를 볼 수 있다.

이다연은 올해 E1채리티오픈에서 장타를 앞세워 우승을 거머쥐었다. 키 157㎝에도 270야드를 넘기는 드라이버 샷이 일품이다. 이전 대회에서 역전을 당한 트라우마를 3주 만에 이겨내는 강한 멘탈도 자랑한다. 조정민도 드라이브 비거리가 20위권이지만 실제 비거리는 여느 장타자와 비슷하다.

반면 이승현은 비거리가 멀리 나가는 편이 아니다. 이를 쇼트게임으로 만회한다. 특히 퍼팅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에쓰오일챔피언십에서 신들린 퍼트 감각으로 ‘노보기’ 우승을 일궈냈다. 장타자들과 한 조로 묶여도 주눅 들지 않는다.

이승현은 “같은 조 선수들이 장타자라는 부분에 신경 쓰기보단 1, 2라운드 공략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며 “샷 컨디션이 좋아 정확도로 승부를 건다면 충분히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일랜드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오지현 vs 장하나 vs 최혜진… 상금랭킹 빅3, 첫날부터 '진검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