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르네상스 부산] "조선 기술력 접목해 항공산업 육성…동북아 중심 물류도시 위상 높여야"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맞서는 경영전략과 정책의 선회가 필요합니다.”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과 저소비, 높은 실업률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4차 산업혁명까지 눈앞에 와 다양하게 산업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며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해나가는 정책과 영업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의 주력산업인 조선, 해양은 빅3의 구조조정과 수주절벽,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고, 관광업도 사드배치 논란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선박을 확보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이라는 큰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도 국가도 도태된다”며 “산업적 측면에서도 이미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이 새로운 혁명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만큼 제조업의 메카도시 부산은 스마트공장과 ICT, 로봇 등을 결합한 제조분야의 신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 공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공정에 ICT,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의 기술을 접목해 생산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개념입니다. 4차 산업을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이를 부산의 산업과 연계해 기존 산업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 이것이 4차 산업 시대를 대비하는 부산의 전략이 돼야 할 것입니다.”

조 회장은 “정부와 대학과도 협력해야 하지만 결국 성장의 핵심 경제 주체인 기업에서 불황탈피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기업이 구조적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인력을 키우고 시스템을 전환하지 않으면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에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부산에는 다행히 이미 이런 사업들이 진행 중인 점을 살려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조선을 기반으로 한 항공분야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과 조선은 시간이 지나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항공과의 접목을 통해 동북아 중심 물류도시로서의 위상을 차근차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확정한 김해신공항은 이미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불은 이미 지펴진 만큼 제대로 된 부채질을 하도록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부산에 필요한 것은 동남권의 관문공항으로서의 김해신공항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거리 노선을 대비하는 활주로 길이와 폭, 24시간 운영이라는 과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이 제대로 안착되면 2030년에 열리는 등록엑스포를 부산에서 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물류체계를 구축한 만큼 국내외 사람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첨단 신기술을 한곳에 모아 전시할 수 있는 행사로선 등록엑스포가 최적이기 때문이다.조 회장은 “등록엑스포는 월드컵과 올림픽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메가 이벤트인 만큼, 국가균형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접근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등록엑스포는 동남권이 수도권에 대응한 양대 경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와 함께 지역민의 노력도 모아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기업이 4차 산업 시대 주역으로 부상하는 데 최대 걸림돌인 가로막힌 규제가 너무 많다”며 “융복합화를 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업이 뛰놀 수 있는 자유스러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업무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한 것은 경제 분야에 대한 처방이 제일 시급하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경제회복과 일자리 확보는 기업의 활력 회복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기업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역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하는 과제”라며 “비대해진 수도권의 과밀화 현상을 더 이상 간과하지 말고 지역이 새로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 회장은 지역마다 공공기관들이 이전을 대부분 마쳐 성장의 동력원을 형식적으로 확보한 점을 살려 실질적으로 지역을 성장시키고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힘을 합쳐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펼쳐 줄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