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리더가 생존만 외칠 때 A급 인재들은 떠난다
어떤 나라에 오만한 왕이 살고 있었다. 왕은 스스로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확신했다. 그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신하도 없었다. 나쁜 말을 하면 모두 왕국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어느 날 왕은 숲에서 맑은 연못을 발견했다. 옷을 벗고 연못에 몸을 담근 후 나왔더니 옷이 없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곰 한마리가 왕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때 한 이방인이 나타나 곰을 쫓아주면서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다. 그 소원은 곰 가죽을 왕이 입는 것이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곰의 지저분한 가죽이 왕의 머리부터 온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방인은 “진정한 왕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입어야 한다”고 말하곤 사라졌다. 왕이 궁전으로 돌아가자 다들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쫓아냈다. 길을 헤매던 왕은 백성들의 고단함을 목격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주변의 말을 듣지 않은 탓이었다. 그는 크게 후회하며 백성들을 적극 도왔다. 그리고 1년 후 곰 가죽을 벗고 왕의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는 동화를 통해 리더가 범하기 쉬운 치명적인 잘못과 위험을 다섯 편의 동화와 함께 보여주고 진정한 리더십을 제시한다. 저자는 유럽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에서 리더십 개발을 가르치고 있는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교수다. 그는 곰 가죽을 입은 왕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애가 너무 강한 리더일수록 현실감각이 부족하다”며 “끊임없이 자문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리더가 돼 건강한 자기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직을 인재들의 무덤으로 만드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일 자체와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게 건강한 일터다. 그러나 정글에서처럼 오직 ‘생존’만 하고 있을 뿐이라면 그 조직은 인재들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공포 정치로 구성원들을 살아남는 데만 급급하게 한 사자 왕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를 설명한다.

좋은 인재들을 확보했다면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훌륭한 리더는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재주와 능력을 알아보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이들 가운데 상호보완적인 사람들로 ‘우주 최강’의 팀을 만들어보라”며 “리더의 한계, 구성원 각자의 한계를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뛰어난 팀을 만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