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에 돛 단' 코스피, 1년7개월만에 2100 돌파 마감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시원한 강세장을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 훈풍에 돛을 달며 1년7개월만에 2100선을 돌파했다.

◇"2100돌파 자격 충분…실적 따라 추가 상승"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54포인트(0.89%) 상승한 2102.9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해 장을 마친 건 지난 2015년 7월3일(종가 2104.41) 이후 1년7개월여만이다.

간밤 미국증시는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연휴기간 열린 선물시장에선 3대 지수선물이 나란히 최고가를 찍었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간 것이다.

여기에 유럽에서 날아든 호재는 글로벌 투자심리를 더욱 강화시켰다. 20일(현지시간)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 추가 집행을 위해 그리스 정부와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한 데 대해 자격이 충분하다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경기가 수출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기업들의 실적은 탄탄하다"며 "코스피가 2100선 위에 있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코스피가 2200선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리스크로 인한 대형 수출주의 부진이 완화되고 외국인의 수급이 선회하면서 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며 "2150선 도달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하는 가운데,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점도 우호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 이상 높아졌다. 반면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1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기업들의 이익 증가분이 아직 반영되지 못했다"며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확인되면 주가는 크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덕…코스닥, 14거래일만에 620 탈환

코스피지수는 2085.97에서 상승 출발한 후 빠르게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후 오전 10시8분께 2100선을 돌파한 후 1% 안팎의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이날 지수의 고점은 2108.48, 저점은 2085.0이었다.

장중에는 외국인 기관의 사자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기관은 각각 1213억원, 1586억원을 사들였다. 기관 중에선 금융투자 연기금 기타법인의 순매수세가 거셌다. 반면 개인은 홀로 3196억원을 팔아치웠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 비차익 모두 순매도로 전체 317억원 매도 우위였다.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섬유의복 종이목재 의약품 철강금속 유통업 건설업 운수창고 금융업 등이 1~2%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웃었다. 삼성전자는 소폭 상승하며 194만7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 삼성물산 신한지주 삼성생명 등은 1~2% 상승했다. 현대차 KB금융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등도 올랐다.

반면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LG화학은 하락했다.

종목별로 SK케미칼은 실적 개선 기대감에 7% 가까이 급등했다. 풍산 역시 실적 기대감에 3%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해상은 차 보험료 동결 전망에 1% 넘게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하며 620선에 안착했다. 전날보다 2.5포인트(0.4%) 오른 622.4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620선에서 장을 마친 건 지난 1일(종가 623.68) 이후 14거래일만이다.

개인 기관이 각각 50억원, 1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보합을 나타냈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카카오 코미팜 이오테크닉스가 4~5% 급등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내린 1146.1원에 마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