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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코리아! 이대론 안된다] 외국인 가이드가 장악한 관광시장…한국 알릴 스토리텔러가 없다

입력 2016-10-07 18:23:35 | 수정 2016-10-08 05:22:45 | 지면정보 2016-10-08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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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특별기획 (5) 한국 관광 스토리가 없다

중국어 가이드 중화권 출신 84%, 한국인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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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관광에서는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같은 관광자원이라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판이해진다. 그럴듯한 역사나 스토리가 곁들여지면 다시 한 번 쳐다본다. 반면 “얼른 사진이나 찍고 갑시다”며 심드렁하게 소개하면 볼 맛이 뚝 떨어진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이끄는 가이드는 후자가 많다. 대부분 가이드가 중국에서 나고 자란 조선족 등 중화권 출신이다. 한국 역사나 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새로운 스토리를 입혀도 가이드가 이해하지 못하는 한 관광객은 어떤 흥미도 느낄 수 없다.

경복궁은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가이드들은 이곳에서도 왜곡을 서슴지 않는다. “경복궁의 교태전(交泰殿·왕비의 침전)은 조선의 왕비가 교태(嬌態)를 부리던 곳이다”거나, “한국 5만원권 지폐의 인물(신사임당)은 일본인들에게 살해당한 조선의 왕비(명성황후)다”라는 설명을 대놓고 한다고 한다(문화체육관광부가 작년 말 이종배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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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술을 마시다 네모난 창살을 보고 만들었다”거나 “가난한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었다”, “조선이 청나라에 미녀를 조공해 한국은 미녀가 없고, 지금 미녀는 모두 성형 미녀다”는 얘기도 한국 역사를 설명하는 가이드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다. 경복궁에 대한 설명이 이럴진대, 다른 곳 설명은 얼마나 엉터리일지 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인 관광객을 이끄는 가이드 중 한국인은 아주 적다. 조선족이나 중화권 출신이 다수다. 지난해 한국여행업협회가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 30곳을 대상으로 가이드의 국적을 조사한 결과 중국 또는 귀화자가 75%, 대만 9% 등 중화권 국적 가이드가 84%에 달했다. 한국 국적 가이드는 고작 16%에 불과했다. 여행사들이 자유롭게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고 관광객과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가이드를 선호해서다.

문제는 이들의 관심이 전혀 엉뚱한 데 있다는 점이다. 한국 역사나 유적에 대해 설명하는 건 뒷전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많이 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자면 상품의 장점을 잘 설명해 ‘사자’는 심리를 부추겨야 한다.

제주의 한 여행사 대표는 “조선족이 운영하는 몇몇 여행사가 제주를 찾는 중국 단체관광객의 80~90%를 유치한다”며 “이들 여행사는 ‘쇼핑 뺑뺑이’를 돌려서 얻는 수수료로 적자를 메우기 때문에 언어 장벽이 없는 조선족 출신 가이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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