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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포럼 2016] 대학생 스타트업 1년새 747개…3~4년 뒤 생존률은 20%

입력 2016-09-08 18:33:56 | 수정 2016-09-09 01:50:28 | 지면정보 2016-09-09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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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대학생 창업

대학마다 창업동아리 '우후죽순'
대학은 실적 급급…지원도 열악
취직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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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델프트공대는 2005년부터 ‘예스 델프트’라는 학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한 동문의 창업도 지원한다. 지난 10여년간 성과는 놀랍다.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사업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존기업’이 170여개에 달한다. 생존율은 89%다. 창업 3~4년 후 생존율이 20%를 밑도는 한국 대학의 창업 현실과 대조적이다. 한국에선 학생 창업이 취업용 ‘스펙’ 쌓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국내 대학의 창업 열기는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대학정보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최근 1년간(올해 6월 기준) 대학생이 세운 스타트업만 747개에 달한다. 학교별로 창업 강좌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각종 ‘창업경진대회’도 넘쳐난다.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작업 공간을 싸게 제공하기도 한다. 그 덕분에 전국 200여 대학에 6000여개의 창업 동아리가 생겨났다. 회원 수도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학생과 대학 모두 ‘실적주의’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영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교수는 “한양대에서 매년 20여개(국내 1위)의 학부생 기업이 나오는데 3~4년 뒤 살아남은 곳은 4분의 1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손흥규 연세대 창업지원단장은 “단순 아이디어에 불과하거나 설익은 아이템을 가져오면 ‘보강해 오라’고 돌려보낸다”며 “취직을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창업하는 학생이 많아져 고민”이라고 했다.

창업 분야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영역보다는 접근하기 쉬운 유통·서비스 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공계 분야라고 해봐야 대부분 모바일 관련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만 우후죽순처럼 생긴다. 가정용 로봇이라고도 불리는 ‘소셜로봇’ 분야만 해도 글로벌 스타트업 55개가 지난해에만 13억달러(약 1조42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한국에선 이 분야의 스타트업이 아예 없다.

대학도 학생 벤처 숫자에만 집착할 뿐 지속적인 관리를 못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취업률을 높여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따내려 하는 등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게 학생 창업자들의 얘기다. 각 대학의 창업 실적은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의 평가지표로 쓰인다. 최근 폐업을 한 A씨(24)는 “처음 아이템을 들고 학교 창업부서를 찾았을 때는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했지만 창업하고 난 뒤에 어떤 자문이나 재정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형 자본이 학생 창업시장에 들어와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대식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유명 대학은 교내에 막대한 보유금을 쌓아놓고 학생 창업을 돕는다”며 “국내 대학은 열악한 재정 형편상 이 같은 투자가 어려운 만큼 대기업이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사내 씨랩(C-Lab)과 같은 직원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대학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홍 학장의 생각이다.

김동현/델프트(네덜란드)=이상은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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