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당신도 하류노인 될 수 있다"…고령 사회에 대처하는 법
“누구든 하류노인의 예비 후보다. 유유자적한 은퇴생활을 위한 탄탄대로는 없다.”

지난 1월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9.6%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얘기다. 700만 베이비부머의 맏형 격인 1995년생이 2020년에 65세로 진입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수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층은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보통 수준으로 살던 사람이 은퇴 뒤 빈곤에 빠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는 일본 사회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상실한 고령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저자인 후지타 다카노리(비영리단체법인 홋토플러스 대표)는 노인 빈곤을 다룬 다른 책처럼 통계 수치를 제시하고 복지제도의 문제를 지적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당신도 하류노인이 될 수 있다”며 스스로 하류노인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저자는 하류노인을 ‘생활보호기준(한국의 기초생활수급)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65세 이상 고령자’로 정의한다. 그는 근로소득, 충분한 저축, 의지할 사람이 없는 ‘3무(無)’ 상태에서 불행한 일이 하나만 닥쳐도 하류노인으로 전락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생활보호제도가 자비나 은혜가 아니라 권리라는 의식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생활보호 수속 절차, 보호비 지급액과 내용, 생활보호 수급조건 등 생활보호제도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놔야 한다고 설명한다.

몸이 아프면 증세가 악화하기 전에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비영리단체 등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어려울 때 도움받을 사람을 만들어놓는 좋은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남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