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사재 출연"…한숨 돌린 현대상선, 법정관리행 피할 듯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사재를 출연한다. 채권단은 이를 전제로 출자전환 등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피할 전망이다.

31일 정부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지난 29일 채권단에 낸 최종 자구안에 현 회장의 사재 출연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글로벌 현대유앤아이 등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현대상선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채권단은 이후 출자전환과 채무 연장, 신규 여신 등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 회장의 사재 출연을 전제로 현대상선을 살리자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이르면 2월 첫째주 최종 타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종 자구안에 △현대증권 즉시 공개매각 △부산신항만 터미널 등 자산 추가 매각 △유상증자 등도 포함시켰다. 또 외국 선주들과 용선료 할인 협상을 본격 진행하기로 했다. 현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200억원 미만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가 7조원대에 달하는 현대상선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경영책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라/박동휘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