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 어느 부위를 수술하느냐에 따라 수술 후 폐기능이 보존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세중·이춘택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이 2003~2012년 비소세포폐암 환자 351명을 관찰한 결과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전체 폐암환자의 80~85% 정도는 비소세포폐암이다. 소세포폐암은 수술이 어렵고 쉽게 전이되지만 비소세포폐암은 일찍 진단해 수술받으면 완치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가슴 부분을 크게 갈라 수술하지 않고 3개의 작은 구멍을 내 내시경 장비로 수술하는 흉강경 폐암 수술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교수팀은 흉강경을 이용해 비소세포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했더니 오른쪽 부분을 수술한 환자가 왼쪽 부분을 수술한 환자보다, 위쪽 부분을 수술한 환자가 아래쪽 부분을 수술한 환자보다 수술 후 폐 기능이 더 많이 보조됐다. 서로 다른 폐를 수술한 환자들에게 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신 뒤 빠르게 내뿜을 때 1초 동안 나온 공기의 양을 측정하는 1초량 검사와 들이마시는 공기와 내뱉는 공기 속에 든 일산화탄소 수치를 비교하는 검사를 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연구를 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폐의 비교적 적은 부분을 절제하는 구역절제술 등을 받은 환자가 넓은 부분을 절제하는 폐엽절제술이나 전폐절제술을 받은 환자보다 폐기능 보존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많은 폐암 환자가 폐 수술 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폐기능 저하때문에 수술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폐암 세포가 있는 부위에 따라 수술 후 폐 기능이 보존되는 비율이 다르다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술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흉부외과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