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채용자 전체의 20% 대비 전문대 졸업생은 3% 불과
-공공기관 인력 운영, 전문 기술•기능 인력을 지향하는 전문대 졸업생에게도 공평한 기회 주어져야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전문대 졸업생에 대한 역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새누리당, 대구 서구)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제공받은 최근 5년간 신규채용 취업자 현황에 따르면 총 1434만8874명의 취업자 가운데 전문대졸 취업자는 3.4%(435명)인데 반해 고졸 취업자는 21.2%(3,04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도 공공기관 인력운영 추진계획에서 신규채용의 20%를 고졸취업으로 권고함에 따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고졸자를 대상으로 제한경쟁을 통해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선(先)취업 후(後)진학, 멘토링 제도, 적합직무 개발, 응시기회 확대, 특성화 고인력양성사업 등 다양한 고졸취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전문대졸 취업자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취업자의 약 3%에 불과했는데, 이는 전문대 졸업생들이 고졸자 제한경쟁에서는 원천적으로 지원 기회를 박탈당하고, 4년제 대학 졸업생들과의 공개경쟁에서는 비교우위를 점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남동발전,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전력기술,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벤처투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창업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은 전문대 졸업생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전체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와 최근 5년 동안 신입사원의 평균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전문대졸 출신 직원의 근속연수가 고졸 출신 및 대졸 이상 출신 직원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고졸 신입사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28년에 불과했다.
현재 고졸 채용 지원 시 한국장학재단에서는 대졸, 전문대 졸업생들의 고졸 하향지원을 방지하기위해 학자금과 장학금 신청 사실이 없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발급받아 첨부해야 하며, 학자금이나 장학금의 신청 이력이 있으면 대학의 제적•휴학•중퇴 등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결국 전문대생들이 고졸 채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휴학이나 중퇴를 해야 가능한 불합리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같은 전문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및 장학금 신청 내역이 있는 학생은 학교를 휴학 또는 자퇴한 뒤 고졸 채용으로 하향지원을 해야 하지만, 학자금 및 장학금 신청 내역이 없는 학생은 학업 도중 고졸 채용에 지원해도 아무런 하자가 없어 전문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차별을 일으키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무분별한 사교육 지양과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 현상 해소, 사회 각층의 고른 취업기회 보장이라는 고졸 채용 지원 사업의 취지는 매우 훌륭하지만 맹목적으로 어느 특정 학력에 편중된 취업 지원 사업은 또 다른 역차별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의원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전문 기술, 기능 인력으로 취업하기 위해 전문대에 진학하거나 취업에 실패한 대졸생들이 취업의 한 방편으로 전문 기술•기능을 습득하기 위해 전문대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경우 보다 업그레이드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진학을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편중된 정부의 취업 지원사업으로 인해 한 번 더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학자금 및 장학금 내역과 관계없이 전문대생의 고졸 채용 지원의 허가, 또는 신규 채용 과정에서 전문대 졸업생 간의 제한경쟁 기회허용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대구=오경묵 기자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