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420억弗 수주 기대
카타르 정부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한다.

카타르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8일 도하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1000억달러(약 110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는 ‘카타르 월드컵 관련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타밈 국왕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성과를 언급하며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40억달러 규모)은 물론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장거리 철도(150억달러), 일반 도로 건설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프로젝트가 올해 상반기부터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420억달러에 달하는 한국 기업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국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사업에 카타르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중동순방 일정을 마치고 9일 귀국한다.
< 朴대통령, 韓·카타르 비즈니스포럼 참석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카타르 수도 도하의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한국·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朴대통령, 韓·카타르 비즈니스포럼 참석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카타르 수도 도하의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한국·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韓, 쿠웨이트 정유 프로젝트 100억弗 수주

박근혜 대통령과 타밈 카타르 국왕의 8일 양자회담에서는 카타르 자본의 국내 투자 유치도 논의됐다. 타밈 국왕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 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내 투자 가능 프로젝트를 요청했으며, 우리 측은 당시 48개 항목을 전달했다.

정부 관계자는 “카타르의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은 이 가운데 6개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국내 투자를 위한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우리 정부의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에 대한 참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국부펀드 간 글로벌 공동 투자도 추진된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카타르투자청과 각각 10억달러, 총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투자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 규모는 확정됐으며 투자 대상 선정과 정보 교환 등 실무적 논의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투자청은 운용 자산규모가 256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9위 국부펀드다.

두 정상은 또 항공 금융 등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전문인력의 현지 진출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카타르항공에선 한국인 승무원 1000여명, 에미레이트항공에선 500여명이 각각 근무 중이다. 두 정상은 한국 청년인력의 진출을 돕기 위해 교육 훈련과 취업알선 등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기업인 50여명을 초청, 격려했다. 경제사절단은 이번 순방 기간 4개국 기업들과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해 총 1조원대의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청와대는 집계했다.

한편 쿠웨이트 정부는 이날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에 맞춰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 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최재덕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경제사절단 간담회에서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 알주르 4차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1, 2, 3번 패키지 입찰 결과가 발표됐다”며 “1번 패키지는 한화건설 컨소시엄, 2번과 3번은 각각 현대중공업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으로 낙찰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낙찰을 다 합치면 10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도하=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