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시즌3 첫 돌, 사람 냄새 나서 좋다
KBS2 ‘1박2일’ 시즌3(사진)가 첫 돌을 맞이했다. 약 7년이란 시간 동안 KBS 주말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련도 있었다. 강호동의 이탈로 휘청거렸고, 시즌을 거듭하면서 ‘식상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시즌3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한때 시청률 40%를 넘을 정도였지만, 시즌3를 앞둔 당시에는 꼴찌였다. 또 복불복, 야외 취침 등 ‘1박2일’만의 재미도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시즌3는 제작진 변화에 이어 멤버 변화를 시도했다. 서수민 CP의 지휘 아래 유호진 PD를 비롯 박인석 유일용 김성 김민석 심재현 PD 등이 새로운 ‘1박2일’을 이끌게 됐고, 차태현 김종민 등 기존 멤버에 김주혁 김준호 데프콘 정준영 등이 합류해 호흡을 맞췄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11주 연속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기획 의도 아래 새로운 출연진과 또 다른 매력을 이끌어 내려고 한 제작진의 의도가 맞았다. ‘허당’ 김주혁, ‘얍스’ 김준호, ‘의욕 과다’ 데프콘, ‘브레인’ 차태현, ‘엉뚱 4차원’ 정준영 등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며 팀워크를 다졌다. 개성이 잘 살아 있는 캐릭터들과 서로 간의 호흡에서 빚어지는 여러 상황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동력으로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1박2일’의 유호진 PD는 “멤버들의 만남이 보기에 편하고 서로가 너무 경쟁적이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상황을 뽑아낸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제작진이 100% 의도했던 건 아니었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상충되기보다는 운 좋게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의 강점을 잘 뽑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 구성을 무리하게 바꾸지 않았다. 전편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식상하고 기시감이 있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온 이유는 좋아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물들이 달라졌기에 분명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했다.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새로운 애인과 함께라면 전혀 다른 여행이 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전략이 적중했다.

방송 전문가들도 ‘1박2일’의 부활 이유로 ‘사람’을 꼽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이 각자만의 확실한 캐릭터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게 강점”이라며 “여기에 멤버 간 우정과 시즌1에서 볼 수 있었던 제작진과 출연진의 관계가 더해졌다”고 평했다.

장서윤/최보란 한경 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