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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령·금언령에 감찰반까지…숨죽인 관가 "집에서도 술 마시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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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드 스토리 - 세월호 참사에 얼어붙은 공직사회

    '관피아' 비판여론 확산에
    "이렇게 몰매를 맞을 줄은…공무원 좋은 시절 다 갔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숨죽인 관가. 마치 폭격을 맞은 뒤의 적막감을 떠올리게 한다. 6일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긴 연휴의 끝자락에도 방마다 빼곡히 차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안면 있는 과장이 손사래를 친다. 억지로 의자를 끌어당겨 앉는 기자에게 “지금은 아무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죄인들이 무슨…”이라며 입을 닫았다.

    관료 사회는 ‘멘붕’ 상태

    인근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도 연휴를 반납했다. 국·과장들이 조를 짜서 교대로 진도 팽목항을 오가는 마당에 서기관·사무관들도 쉴 겨를이 없다. “요즘 어떠시냐”고 말을 건네면 “나중에 보자”고 돌아선다. 곁눈질만으로 인사를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다.

    관료사회는 시쳇말로 ‘멘붕’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다. 사고 초기 미흡한 대응체계와 부실한 사전 감독체계가 도마에 오르면서다. 공무원들은 적폐(積弊·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의 온상이 됐다.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은 직격탄이었다. 정년 보장을 빌미로 산하기관과 협회 자리를 독차지하던 관료사회의 오랜 타성을 겨냥한 것이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경제동향점검회의 때문에 출근한 한 국장은 “공무원들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것 같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허탈과 체념이 배어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세월호 참사 전까지만 하더라도 1급 교체 및 승진 인사를 점치던 기재부였다. 예산실의 한 과장은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관료사회 전체가 ‘몰매’를 맞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금주령·금언령도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외부 인사들과의 식사 약속은 거의 취소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장급 이상 전 간부들을 모아놓고 “아예 집에서도 술을 마시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 일대엔 국무총리실 감찰반까지 뜬 상태다. 총리실은 세월호 참사 직후 각 부처에 △음주·가무 금지 △행사와 해외출장 자제 △비상근무 체제 확립 등의 복무기강 강화 지침을 내렸다. 비슷한 내용으로 세 차례나 전파했다.

    감찰반은 청사 주변 식당가와 상가를 돌아다니며 출입자를 확인하고 있다. 식당과 맥줏집, 노래방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고위 공무원들이 자주 찾던 서울 광화문 일대의 한정식집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상가가 밀집해 있는 세종시 첫마을 4단지의 한 노래방 업주는 “평소 손님들의 90%가 공무원인데 최근 며칠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지금은 해수부가 ‘관피아’ 비판론의 첫 대열에 서 있다. 하지만 많은 산하기관에 퇴직 관료들을 내려보낸 산업부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산업부의 한 1급 간부는 요즘 관료들의 심정을 ‘경궁지조(驚弓之鳥·한 번 궂은일을 당하고 나면 늘 의심하고 두려워하게 된다는 뜻)’로 표현했다. 이젠 뭘 해도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봐주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어떤 해명을 해도 변명과 핑계로 비쳐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미 산하기관과 협회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전직 관료들도 좌불안석이다. 한 기관장은 “공직사회의 명예가 한순간에 추락하면서 직원들 보기가 민망해졌다”고 털어놨다.

    젊은 사무관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막다른 길로 내몰린 공무원들에게 공무원 연금개혁까지 가세하면 중도에 많은 인재들이 이탈하지 않겠느냐”(고용노동부 K국장)는 것. 다른 목소리도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과거와 같은 특권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고위 간부는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이제 공무원도 자기계발을 하고 전문성을 키워 정년 이후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재후/김주완/고은이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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