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미국인 캐릴 스턴과 모잠비크 산모 로자의 대화다. 로자의 첫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고 둘째는 임신 초기에 유산됐다. 캐릴은 세 아이의 평범한 엄마였다. 그는 엄마의 마음으로 로자와 하나가 됐다.

구호 활동을 위해 처음 모잠비크에 갔을 땐 벌레가 무서워 덜덜 떨던 그였다. 하지만 7년간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구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겪고 용기를 얻었다. 지금도 여전히 자신을 필요로 하는 현장으로 달려간다.

[책마을] 작은 관심이 기적을 만든다
《제로의 기적》은 세계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꿈이 아니라 눈앞의 생명 하나하나를 살려오며 겪은 변화를 그가 직접 감동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갓 태어난 딸을 안고 매일 4시간을 걸어 병원에 가는 로자,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살아가는 열 살 소년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제로의 힘을 믿어요(Believe in Zero)’는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죽는 아이의 수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유니세프의 목표다. 저자는 이 책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