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주목한 아줌마 개발자의 영어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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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에 프로그래밍 공부 시작…2년간 교육앱 14개 만들어
김정은 모바일잉글리쉬 사장
영어 강사 경험 살려 기획
지난해 선보인 '스피킹900'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소개
김정은 모바일잉글리쉬 사장
영어 강사 경험 살려 기획
지난해 선보인 '스피킹900'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소개
“4월18일. 저에겐 평생 잊지 못할 날이에요. 구글플레이 앱 소개 첫 화면에 제가 만든 앱이 올라간 날이거든요.”
영어학습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업체 모바일잉글리쉬의 김정은 사장(53·사진)은 인터뷰 도중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아직도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하는 50세에 정보기술(IT) 업체 창업에 도전, 3년여 만에 이룬 성과였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수익은 35배 뛰었다. 3년간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좌절의 순간들이 서서히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50대, 새로운 도전
김 사장은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반도체장비 회사를 거쳐 1995년부터 13년간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강사로 일했다. 그리고 찾아온 50대. 갑자기 꿈에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미래보다 현재에 얽매인 삶이 황폐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던 중 신문에서 고교생이 ‘서울버스’ 앱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고 무릎을 쳤다. 김 사장이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공부하기 위해 사설학원에 등록한 건 2010년. 당시 나이 50세였다. 이 때문에 그는 ‘50대 여성 개발자’라는 드문 타이틀을 얻었다.
2년간 김 사장이 만든 영어교육 앱은 14개. 가장 최근에 내놓은 앱은 지난해 9월 선보인 ‘스피킹900’이란 앱이다. 나머지 앱들은 직접 개발했지만 이 앱은 상용화를 목표로 그가 기획을 맡고 개발과 디자인은 전문가에게 맡겼다. 이 앱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7개월 만인 지난 4월 구글플레이 외국어 공부 앱 첫 화면에 소개됐다. 현재 T스토어(SK플래닛) 올레마켓(KT) U+스토어(LG유플러스)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소리 중심의 영어학습 앱
김 사장이 영어학습 앱을 내놓은 것은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마땅한 학습 앱을 찾지 못해서였다. “언어는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이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계속 학원에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앱을 기획했죠.” 학습 방법엔 아이가 엄마한테 말을 배우는 방식을 적용했다. 글이 아닌 소리 중심의 학습법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말하기에 취약한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바일잉글리쉬 사무실은 서울대 SK상생혁신센터에 있다. 개발한 앱을 시험해보기 위해 이곳 테스트센터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돼 둥지를 틀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인 창조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창업지원금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중소기업청이 주최하는 창업 지원 사업에 뽑혀 5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김 사장은 “새로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앱들에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꿈은 아직 진행형”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창업 초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김 사장은 “난생 처음 접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듣기 어려워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힘겹게 만든 앱을 내려받는 이용자가 적어 좌절하기도 했다. 유료화는 아직도 어려운 과제다. 영어교육 앱을 내려받는 이용자는 많지만 돈을 내고 이용하는 이용자는 턱 없이 적다.
하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 사장은 “한국은 영어교육 시장이 크다”며 “점차 앱을 통해 돈을 내고 공부하는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영어 전문 이러닝 교육 서비스 기관을 만들어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영어학습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업체 모바일잉글리쉬의 김정은 사장(53·사진)은 인터뷰 도중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아직도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하는 50세에 정보기술(IT) 업체 창업에 도전, 3년여 만에 이룬 성과였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수익은 35배 뛰었다. 3년간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좌절의 순간들이 서서히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50대, 새로운 도전
김 사장은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반도체장비 회사를 거쳐 1995년부터 13년간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강사로 일했다. 그리고 찾아온 50대. 갑자기 꿈에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미래보다 현재에 얽매인 삶이 황폐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던 중 신문에서 고교생이 ‘서울버스’ 앱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고 무릎을 쳤다. 김 사장이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공부하기 위해 사설학원에 등록한 건 2010년. 당시 나이 50세였다. 이 때문에 그는 ‘50대 여성 개발자’라는 드문 타이틀을 얻었다.
2년간 김 사장이 만든 영어교육 앱은 14개. 가장 최근에 내놓은 앱은 지난해 9월 선보인 ‘스피킹900’이란 앱이다. 나머지 앱들은 직접 개발했지만 이 앱은 상용화를 목표로 그가 기획을 맡고 개발과 디자인은 전문가에게 맡겼다. 이 앱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7개월 만인 지난 4월 구글플레이 외국어 공부 앱 첫 화면에 소개됐다. 현재 T스토어(SK플래닛) 올레마켓(KT) U+스토어(LG유플러스)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소리 중심의 영어학습 앱
김 사장이 영어학습 앱을 내놓은 것은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마땅한 학습 앱을 찾지 못해서였다. “언어는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이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계속 학원에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앱을 기획했죠.” 학습 방법엔 아이가 엄마한테 말을 배우는 방식을 적용했다. 글이 아닌 소리 중심의 학습법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말하기에 취약한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바일잉글리쉬 사무실은 서울대 SK상생혁신센터에 있다. 개발한 앱을 시험해보기 위해 이곳 테스트센터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돼 둥지를 틀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인 창조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창업지원금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중소기업청이 주최하는 창업 지원 사업에 뽑혀 5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김 사장은 “새로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앱들에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꿈은 아직 진행형”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창업 초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김 사장은 “난생 처음 접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듣기 어려워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힘겹게 만든 앱을 내려받는 이용자가 적어 좌절하기도 했다. 유료화는 아직도 어려운 과제다. 영어교육 앱을 내려받는 이용자는 많지만 돈을 내고 이용하는 이용자는 턱 없이 적다.
하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 사장은 “한국은 영어교육 시장이 크다”며 “점차 앱을 통해 돈을 내고 공부하는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영어 전문 이러닝 교육 서비스 기관을 만들어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