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장 둔화…낸드 값 '뚝뚝'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값이 최근 급락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온 낸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4일 대만 반도체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64기가비트(Gb) 8G×8 MLC의 지난 7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이 5.02달러로 2주 전에 비해 0.5달러(9.06%) 급락했다. 64Gb 제품가격이 9% 넘게 하락한 것은 최근 1년래 처음이다. 32Gb 4G×8 MLC 제품도 3.36달러로 0.22달러(6.15%)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가세가 꺾인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 성장세도 둔화되고 낸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다 반도체 업체들이 D램 설비를 수요가 많은 낸드플래시 쪽으로 대거 전환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올 들어 청주 M12라인을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바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일본 도시바는 지난달 욧카이치공장의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올 3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고, 낸드로 만드는 새로운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확산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