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애플 제품 수입 금지 판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오는 9일 나올 삼성 제품의 수입 금지 건에 대한 ITC의 판정이 주목된다.

ITC의 예비 판정이 최종 판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제품도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TC는 지난해 10월과 올 3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S2 넥서스10 등 구형 제품이 애플의 특허 네 건을 침해했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삼성의 침해가 인정된 애플 특허는 △화면에 반투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과 관련한 특허(특허번호 922) △마이크 인식 특허(501) △아이폰 전면 디자인 특허(678) △터치스크린에서 사용자의 손동작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인 휴리스틱스 특허(949)다. 삼성이 네 건에 대해 모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최종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설령 ITC가 삼성 제품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리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역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시간) 거부권 행사를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와 소비자의 권리에 끼칠 영향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 제품에도 해당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애플이 침해한 특허가 ‘프랜드 조항’과 관련 있는 표준 특허인 반면 삼성의 경우 ‘디자인 특허’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USTR 측은 아이폰4 등의 수입 금지를 거부하면서 “특정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