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통령, 등골 백팩, 대전동 아빠….’ 뜻을 쉽사리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이다. 트통령은 트위터에서 대통령처럼 인기 있는 사람, 등골 백팩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큼 비싼 책가방, 대전동 아빠는 자식 교육을 위해 서울 대치동에 전세를 얻는 아빠를 뜻하는 새로운 단어다. ‘신조어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란 말처럼 새로운 사회 현상과 세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일간지와 인터넷 매체 등 139개 매체에서 사용한 신조어를 정리해 ‘2012년 신어 기초 자료’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새로운 세태를 반영하는 말로는 ‘손주병’(맞벌이하는 자녀를 대신해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돌봐주며 생기는 정신·신체상 문제) ‘런치 투어족’(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공부 운동 등 개인적 볼일을 보는 직장인) ‘힐링 열풍’(뭄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열중하는 풍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취업·구직난, 경제난이 만들어낸 신조어도 있다. 예를 들어 ‘삼포시대(三抛時代)’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를 뜻한다. ‘타조세대’는 맹수에게 위협받으면 땅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처럼 노후 불안이 있지만 대책은 없는 세대를 가리킨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단어도 생겼다. ‘스마트폰 계급’(스마트폰의 기종을 성능에 따라 나눈 계급), ‘스마트폰 노안’(머리를 숙인 상태로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봄으로써 입 주위가 처져 늙어 보이는 증상) ‘디지털 단식’(디지털 매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등이 있다. 신조어 가운데 일부는 국립국어원이 오는 10월 정식으로 공개하는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인 ‘우리말샘’에 실린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