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인 데이비드는 일류 회사의 건축가다. 그는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왠지 꽉 막힌 기분이 들고 사는 게 즐겁지 않다”고 말한다.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는 소득에 비해 사치스러운 생활로 급기야 빚을 지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대학을 중퇴한 하워드는 삶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운영 중인 가전제품 가게를 3곳으로 확장했다. 몇 차례 위험을 감수하며 큰돈도 벌었다.
두 사람은 모두 야심이 크고 열심히 일했다. 둘의 차이는 하워드가 데이비드에 비해 ‘부자지능(Affluence Intelligence)’이 높았다는 것. ‘부자지능’이란 풍요롭게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면서 진실로 만족스럽게 생활하는 능력이다.

하워드는 외적인 스펙이 아니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타고난 능력을 활용했다.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이나 교회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지역 내 고교에서 강의했고 어린이 야구단 코치를 맡기도 하면서 지역 유지들과 자주 어울렸다. 하워드는 “내가 하는 일은 전자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사람들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해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고객이 늘고 사업도 자연스럽게 번창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부자지능》은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더 부자로 만들면서 삶에 깊이 만족하게 하는 역량과 기질을 갖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부자지능은 무엇이며 왜 높여야 하는지, 부자지능을 키우는 데 필요한 행동 방식과 태도는 무엇인지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저자는 부자지능을 높이려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는 행동 방식과 태도를 취하며 가장 효율적인 재정운영 방법을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데이비드는 이 같은 권고에 따라 먼저 삶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창의적인 일을 열정적으로 한다 △집에서 긍정적이며 만족스럽게 생활한다 △직장의 안정성과 직업적 만족감 사이에 균형을 이뤄야 한다 등이 우선 과제로 정해졌다.

그 다음 그는 회사 측에 자신이 관심을 가진 사업을 제안하고 아내에게는 소비패턴을 바꾸고 함께 열정을 쏟는 일을 하도록 상의했다. 그는 예전보다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했고 주변 사람들과 더 자주 어울렸다. 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였지만 집중력과 효율성이 훨씬 높아졌다. 그는 수개월간의 실천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했을 때 풍요로운 삶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자지능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저자는 부자지능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소개한다. △언제 어디서든 꿈을 향해 나아간다 △실패한다 해도 다시 회복한다 △잘못을 통해 기꺼이 배우려 한다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 △대인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야망을 갖고 경쟁을 즐긴다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사람과 일에 접근한다.

부자지능을 낮추는 태도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친구가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 △과거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실수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것 △돈은 악의 근원이란 생각 △부자들은 오만하고 탐욕스럽다는 편견 등이 그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