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가 미국 빌보드지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그룹’이란 찬사를 얻었다. 지난 1일 발매한 정규 4집 앨범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에 대한 평가다.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최단기간에 조회 수 2000만건을 기록했다.

소녀시대는 “오랜만에 다시 뭉쳐 더욱 즐겁고 활기차게 일한 결과”라고 비결을 털어놨다. 윤아 효연 유리 서현 태연 수영 써니 제시카 티파니 등 9명의 멤버들은 지난해 드라마, 뮤지컬, 방송 프로그램 OST 등 개인 활동에 몰두했다. 다음달 일본 투어를 준비 중인 소녀시대를 서울 강남의 한 노래방카페에서 만났다.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거워요. 현재 트렌드보다 앞서가는 곡이어서 예상했던 일이죠.”(태연)

타이틀곡인 ‘I Got a Boy’ 뮤직비디오는 소녀시대가 데뷔 후 처음으로 힐을 벗고 힙합 풍의 복장으로 분방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빌보드지는 새 앨범에 대해 “K팝 팬뿐 아니라 각종 대중음악 애청자에게도 만족스러울 만한 앨범”이라며 “지금껏 어느 나라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가장 진보적인 팝 트랙이며 이 타이틀곡 하나로 소녀시대는 2013년 팝의 높은 기준 하나를 세웠다”고 극찬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다 클래식, 리듬앤드블루스(R&B), 1980년대풍 뉴웨이브 등 다양한 요소를 조합해 완성한 세련된 앨범이라는 것이다.

태연은 “처음에는 타이틀곡이 너무 화려해 난감했지만 소녀들이 수다 떠는 내용을 가사로 붙이니까 한결 이해하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앨범에 수록된 10곡 중 3곡은 수영 유리 서현 등이 작사했다. 서현은 “우리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도전했다”며 “이번 앨범도 이런 도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각자 개인 활동을 펼친 데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어떨까.

“그동안 소녀시대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면 지난해에는 개인 활동을 통해 멤버별로 제품의 장단점을 보여줬죠. 개인 활동을 해보니까 멤버들의 존재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티파니)

윤아 유리 수영은 드라마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장근석과 함께 ‘사랑비’의 주인공으로 열연한 윤아는 “3년 만에 드라마에서 연기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성숙해졌는지, 캐릭터가 잘 맞았는지 이 드라마에 더 애착이 간다”며 “예전과 달리 연기를 하면서 현장에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덧붙였다. ‘사랑비’는 국내 시청률이 10%를 밑돌았지만 주인공의 ‘스타 파워’에 힘입어 역대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됐다.

유리는 ‘패션왕’으로 연기에 정식 도전했다. “출연작을 보기 민망해요.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띄니까요. 그래도 연말 시상식에서 좋은 상(뉴스타상)을 받았어요.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게요.”

드라마 ‘제3병원’에 출연한 수영은 “소녀시대 멤버들의 연기는 이렇다(나쁘다)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했다”며 “혼자 활동하는 게 더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효연은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스포츠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시카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써니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각각 출연했다. 티파니 태연 서현 등은 ‘사랑비’ ‘더 킹 투 하츠’ ‘패션왕’ OST에 참여했다.

소녀시대는 다음달 일본 7개 도시에서 18회 순회공연에 돌입한다. 멤버들이 안무를 익히는 속도가 빨라 좋은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함께 활동하는 것이 소원이에요.”(효연)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