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용 텐트 혼자 칠 수 있나?" 軍전역자 글 한줄에 소셜 축제 열린다
“24인용 텐트 혼자치기 내기 국민대축제. 웬만한 스포츠 경기보다 재밌을 듯. 그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협찬이 놀라울 따름.”(@im****)

“24인용 텐트 치기 직관(직접 관람)갈 용사들 모집 중 ㅋㅋ...ㅋㅋ.”(@urazil****)

국내 처음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규모 이벤트가 자발적으로 열린다. 오는 8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DMC에서 열릴 예정인 ‘T24 소셜 페스티벌’이다. 한 네티즌이 24인용 텐트를 혼자 세울 수 있는지를 사람들이 직접 지켜보겠다는 행사다. 트위터와 유명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관련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행사의 시작은 인터넷 게시글 한 줄에서 시작됐다.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 ‘SLR클럽’의 자유 게시판에 지난달 30일 ‘24인용 텐트를 혼자 칠 수 있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이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

아이디 ‘Lv7.벌레’를 쓰는 이용자가 ‘할 수 있다’고 글을 남겼다. ‘가능하다’는 댓글과 ‘불가능하다’는 댓글이 쏟아지면서 논란이 삽시간에 불붙었다.

‘Lv7.벌레’는 내기를 제안했다. 이 사실이 트위터와 인터넷게시판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급기야 지난달 31일 ‘24tent.com’이라는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SLR클럽 이용자 네 명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T24 소셜 페스티벌’ 운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운영위원 중 한 명인 김모씨는 “네티즌들의 관심이 많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네 명이 모여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사의 주인공인 ‘Lv7.벌레’를 쓰는 이광낙 씨는 “8년 동안 군대 생활을 하면서 24인용 텐트를 친 경험이 있어 글을 올렸는데 실제 행사로 발전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철저히 네티즌들이 만드는 행사다. 오프라인 이벤트가 확정되면서 네티즌들이 각종 물품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행사 진행에 필요한 입장권 인쇄, 음향장비와 휴대용 발전기 대여 등 제안이 들어오고 관람객을 위해 여성용 바람막이, 머그컵, 컵케이크, 야광봉 등을 제공하겠다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이씨가 텐트치기에 성공하면 증정하겠다는 상품도 식당 이용권, 천일염 등 다양하다. 지금까지 120여품목의 협찬 약속이 들어왔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아프리카TV에서는 생중계를 할 예정이다. 축하 공연도 마련됐다. 록밴드 툴, 스윙즈 등이 행사장에서 연주하겠다고 약속했다.

운영위원회는 “이번 행사는 네티즌을 위한 이벤트로 상업적 행위를 절대로 금한다”며 “몰래 물품을 가지고 와서 파는 분들도 있겠지만 즐거운 축제를 즐기자는 행사 취지에 맞게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24 운영위원회와 이씨는 행사 진행에 필요한 경품과 경비 등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행사는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6월 독일 함부르크에 사는 ‘테사’라는 소녀가 16번째 생일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생일 파티를 열겠다는 글을 올리자 1500명이 생일을 축하한다며 테사의 집에 몰려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