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 사이의 거리감, 쉼표 때문입니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혜민 스님의 얘기를 들으면 언제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일상은 늘 전쟁 같은 것. 쉬지 못한 몸은 아린 생채기 투성이일 뿐이고, 마음은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있을 때조차 의미없는 잡념의 포로가 되곤 한다.

《명상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를 쓴 바산트 조지는 “우리는 문화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유명한 영적 지도자 디팩 초프라의 프로그램을 포함해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인간은 먼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 놓고는 그 참담한 결과에 대처할 방법을 강구하는 ‘이상한 동물’”이라며 깨끗한 마음의 회복과 의식의 변화를 요청한다. 그러면서 붓다, 예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오쇼 라즈니쉬 등 여러 현자들의 예를 들며, 명상을 통한 자기변화의 길을 함축해 제시한다.

저자는 각자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닌 ‘지혜’라고 말한다. “지구 공멸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혜를 필요로 하는 ‘영적 혁명’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명상이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건강의 토대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는 아는 것, 즉 지식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아는 것’에서 ‘알아 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외부세계의 정보 속에 파묻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이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관찰하고 구별해야 하며, 그냥 듣기만 하지 말고 경청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또 만지는 것에 그치지 말고 느껴야 하고, 말만 하지 말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그 방법론을 찬찬히 펼쳐보인다.

저자는 “명상은 마음을 재배열하는 것이고, 내면을 목욕시켜 마음의 오염을 해독하는 과정과 같다”며 “명상을 통해 돌고 도는 생각의 움직임을 멈출 때 비로소 삶의 모든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