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위대한 영혼' 이 꿰뚫은 인간의 삶과 본질
“어떻게 죽어야 할지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그때가 되면 자연이 소상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일러줄 것이다. 당신의 머리를 미리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채우지 마라.”

철학자 몽테뉴(1533~1592)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충고한다. 젊은 시절, 그는 정반대로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타입이었다. 여섯 자녀 중 다섯 명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마저 여의었던 게 컸다. 사고의 반전은 서른여덟 살 때 사냥에 나섰다가 낙마하는 바람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을 때 일어났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몽테뉴의 실제 삶과 대표 저서《에세》의 구절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제시한다. 몽테뉴는 흔히 ‘우리를 근대화시킨 최초의 자유주의자’로 불린다. 독설가인 니체조차 ‘가장 위대한 영혼’이라고 칭송한 르네상스 시대의 거인이다. 그의 위대성은 인간의 심연을 꿰뚫는 통찰력에서 비롯한다. 그의 책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인 듯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인간과 삶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가치관이 급변하고 초단위로 환경이 변하는 이 시대에 그의 철학은 삶의 가이드로 안성맞춤이다.

이 책은 ‘아무도 한 적이 없는 것을 해보라’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평범하고 불완전한 사람이 돼라’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 ‘작은 요령을 부려라’ ‘의문을 품어라’ ‘철학적인 사색은 우연한 기회가 있을 때만 하라’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 되게 하라’ 등으로 구분해 이야기한다.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편에서 몽테뉴는 친구 라 보에시가 세상을 떠났을 때 상실감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여행 내내 그 사람을 무척 그리워했다. 교감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어떤 쾌락도 흥겹지 않다. 신나는 생각이 떠올라도 전해줄 사람이 없이 혼자 간직하고 있으면 짜증스럽다.”

그러나 철학자 세네카의 지혜를 인용해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제시한다. “현명한 사람은 오랜 친구를 대신할 수 있는 새 친구들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귈 수 있어야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