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에 55㎞ 가는 자전거
한 번 충전으로 55㎞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가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표면 보호용 테이프 전문업체인 세계화학공업(대표 안창덕)은 220V 가정용 전력으로 한 번 충전하면 최고 속도를 시속 25㎞까지 낼 수 있고 2시간30여분 동안 쉬지 않고 55㎞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회사 자전거의 핵심은 기존에 개발된 충전지(연축전지)가 한번 충전에 최소 8~10시간 걸리던 것을 3시간~3시간30분 이내로 단축시킨 급속 충전기술에 있다. 1시간만 충전해도 최대 30㎞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언덕이 많은 지형 조건에 유리하도록 전기 모터를 자전거의 중간부인 페달 부분에 장착해 기어변속이 쉽도록 한 것도 차별화된 특징이다. 앞 뒤 바퀴에 모터가 장착된 기존 제품의 경우 기어변속이 어렵고 단순 고장에도 전문 수리점에 맡겨야 하는 불편이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저비용·고효율의 급속 충전기술 개발과 자전거 내부 구조 개선으로 배출가스와 소음 없이 1만원이면 한 달 동안 전기자전거를 거뜬히 타고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화학공업은 이번에 출시한 전기자전거를 주로 대형 공장과 대학 캠퍼스 전용으로 상업화한다는 전략이다.

부산대 등 대학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하고 온라인으로도 판매할 예정이다. 내년에 여성용, 남성용, 접이식, 레저용 등 6가지 모델을 출시한다. 가격은 90만~100원 선이다.

우리나라 지형과 비슷하면서도 대중교통이 크게 취약한 멕시코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전 국민 자전거 시대를 맞아 소형 풍력발전기(600W급) 등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그린 충전 시스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안창덕 대표는 “배터리 회사에 5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황기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기자전거 개발에 나섰다”며 “전기자전거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972년 설립된 세계화학공업은 스테인리스와 PVC 등 산업용 소재의 표면 보호용 테이프를 전문 생산하는 회사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