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변화의 '희미한 신호' 포착해 미래전략 수립하라
미국 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는 텔레매틱스 기술을 활용해 보험료를 책정한다. 운전자들이 언제,어디서,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보험료를 산정한다. 주말에만 운전하거나 안전한 운전습관을 가진 사람은 보험료를 낮추고,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은 보험료를 높인다. 그 결과 저위험군에 속한 가입자들은 이 회사로 유입된 반면 고위험군 가입자들은 보험료가 낮은 경쟁사로 옮겨갔다. 사고보상금은 줄어들고 수익률은 개선됐다. 경쟁자에 맞춰 가격을 책정하는 '연동식 가격'에서 벗어나 고객의 니즈와 행동방식에 맞춘 가격 책정을 통해 경쟁우위를 점한 사례다.

《지금 실행해야 할 미래전략 5가지》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필요한 미래전략을 제시한 경영전략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시니어 어드바이저인 저자는 먼저 '희미한 신호''워치 리스트''공상' 등 3단계로 나눠 전략을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중요한 전략은 대개 희미한 신호에서 시작한다"며 "무엇이 새로운 전략적 이슈로 등장할지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기준에 따른 5가지 미래전략은 △공급사슬 대혁신 △규모의 경제 원리에서 벗어나기 △가변적 가격 책정 △복잡성 포용 △인피니밴드의 활용이다.

저자는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의 아웃소싱이 더 이상 비용적인 우위를 갖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마진과 변동폭이 큰 상품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등 공급사슬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류비용의 절감 대신 시간 효율성을 확보해 빨리 제품을 공급하는 게 더 큰 이윤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 시장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한시적 공장'을 제안한다.

제품과 서비스가 복잡해진다고 해서 단순화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대신 복잡성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안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안정적이고 빠른 전송 속도를 특징으로 하는 네트워크 방식인 '인피니밴드'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코카콜라는 자판기와 재고관리에 인피니밴드 기술을 접목해 특정 시간과 기온에서 어떤 음료수가 판매되는지를 파악한다. 저자는 "정보기술(IT) 혁명이 가져다준 기회를 운영의 효율성 제고,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