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진 타개책으로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들이 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초부터 3일 현재까지 약 5개월간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장내에서 직접 취득하겠다고 결정한 코스닥사는 총 43곳(53건)이다. 총 취득 예정주식은 1170만여주, 취득 예정금액은 97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해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를 직접 매입한 상장사수가 42곳(51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당시 총 취득 주식수와 금액은 1610만주와 769억원이었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이 부진하자 코스닥 기업들이 수급상황을 개선하고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초만해도 530선을 웃돌았던 코스닥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며 3일 현재 470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이 침체돼자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조차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102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오는 8월19일까지 매입 완료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200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셀트리온 측은 "큰 금액은 아니지만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차원에서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일기연은 지난해 12월부터 한달에 한번꼴로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다. 동일기연이 보유 중인 자사주는 지난해 12월 초 185만4599주(발행주식 중 보유 비중 23.1%)에서 현재 310만4874주(37.26%)로 늘었다. 이 회사는 오는 8월까지 30만주(33억4500만원)를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동일기연 측은 "자사주 취득은 주가안정을 위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며 "일일거래량이 적은 편이라 자사주 취득으로 상장에 필요한 거래량도 유지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오테크닉스, 안철수연구소, 팅크웨어, 유비쿼스, 서부티엔디, 코원시스템이 올해 들어 두번 이상 자사주를 직접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윤호 한국거래소 코스닥운영팀장은 "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취득 공시 20일후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수익률이 시장대비 3.06%포인트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사주 취득이 단기 주가 부양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