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는 말을 '부자도 3년 안에 망한다'로 바꿔야 할 상황이다. 2001년 미국에서 매출액 6위를 자랑하던 엔론이 회계부정으로 그해를 넘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2002년 월드컴,비방디 유니버설 등도 비슷한 위기를 겪었다. 2008년 비윤리적 운영으로 파산한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한 미국 금융회사들이 전 세계적 경제위기를 초래하면서 기업의 맹목적 이윤추구로 인한 문제점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경영이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20세기 초반부터 기업의 목적은 '이익의 극대화'였다. 간혹 이익 극대화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는 수정 자본주의적 주장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경영인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 극대화'라는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20세기 내내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던 대기업들이 21세기 들어서면서 비극적 종말을 맞게 되자 경영인과 경영학자들은 '지속경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경영자들에게 이익 극대화라는 경제적 목적을 포기하고 사회봉사,환경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라는 일방적 요구가 아니다"며 "기업이 기존에 추구하던 경제적 목적을 변증법적 차원에서 '정'이라고 한다면 사회적,환경적 목적은 '반'이라 할 수 있고,이를 종합한 지속경영은 '합'이라 할 수 있다"며 지속경영의 의미를 설명했다.

현 서울대 경영대 교수이자 윤경포럼 공동대표,지속경영학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저자는 《지속경영의 이론과 실천》에서 지속경영의 전반적 개념과 동향,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시작해 지속경영 실행 단계를 살피고,지속경영 보고를 위한 작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지속경영의 이해,실천,정착의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IBM,포드,유한킴벌리,LG화학,등 다양한 기업의 실무사례도 첨부했다. 지속경영,윤리경영,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연구기관인 산업정책연구원 지속경영본부와 함께 2007년 발간한 《지속(가능)경영》을 수정,보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