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이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데다 대형 쇼핑몰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시설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하반기 착공,2014년 말 완공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엑스는 코엑스몰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최근 입주상인 230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코엑스 관계자는 "2000년 개장해 시설이 많이 낡았다"며 "리모델링을 통한 쇼핑몰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코엑스는 상가 연면적을 2만㎡(약 6000평)가량 늘리고 층고를 높여 상가 내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상가 내 동선은 기존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신설될 9호선 봉은사역(가칭)을 통해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구조로 짜여진다.

올 하반기 컨설팅 업체를 선정,동선 및 상가 구성 등 밑그림을 완성한 뒤 내년 중 기존 임차인을 모두 내보낼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착공,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2014년 말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개통에 맞춰 개장하는 게 목표다. 리모델링 컨설팅에는 일본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모리사가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엑스몰은 국내 첫 대형 쇼핑몰이자 아시아 최대 지하 쇼핑몰로 현재 임대면적은 18만㎡에 이른다.

◆대형쇼핑몰 경쟁 치열해질 듯

코엑스몰은 2000년 개장 초기 접근성이 떨어지는 안쪽 상가들이 임대되지 않아 고전했다. 상가 구성을 여러 차례 바꾸는 등 시행착오를 거쳐 상권을 활성화시켰다. 상가 전문가들은 삼성역 역세권이란 입지가 상권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역의 유동인구는 평일 8만여명,주말 10만여명에 이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상가 구성이 시대에 뒤떨어지고,임차인들이 웃돈을 받고 상가를 빌려주는 불법전대도 불거졌다. 입지적 장점에 비해 코엑스의 임대수익이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가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코엑스 입장에선 좋은 임차인으로 바꾸면 상권이 더욱 활성화되고 임대수익도 더 올릴 수 있어 리모델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잠실역 제2롯데월드,문정동 가든파이브,잠원동 센트럴시티 등 대형 쇼핑몰이 잇달아 들어서는 것도 위기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상가개발업체인 브릭스의 김상태 사장은 "강남권에 대형 쇼핑몰이 많이 생겨 쇼핑몰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최고 노선으로 꼽히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을 끼고 있고 한전 사옥부지 개발도 예정돼 리모델링 이후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차해 있는 상인들의 반발이 변수다. 코엑스가 동선 및 상가 구성을 바꿀 예정이어서 기존 상인들이 영업하던 곳에 재입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상인은 "공사 기간 동안의 영업 보장과 공사 후 자리 보장이 중요하다"며 "10년째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거센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박한신 기자 truth@hankyung.com